20억 재계약→부상→ERA 7점대 난타→방출…동료들의 마지막 인사 “항상 응원해, 다시 만나자”
[OSEN=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주 방출을 당해 팀을 떠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2)를 향해 진심을 담은 끝인사를 했다.
두산은 지난 4일 부상 복귀 후 부진을 거듭하던 1선발 알칸타라를 전격 방출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알칸타라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고, 동시에 새 외국인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을 총액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에 영입했다.
2019시즌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알칸타라는 2020시즌 두산에서 31경기 198⅔이닝을 소화하며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 WHIP 1.03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31경기 중 2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면서 다승·승률·퀄리티스타트 1위, 이닝·탈삼진 2위, WHIP 3위, 평균자책점 4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알칸타라는 이에 힘입어 2021시즌 2년 400만 달러에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했지만, 적응에 실패하며 2022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는 2023시즌 총액 90만 달러에 두산으로 돌아와 31경기(192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의 호투로 팀의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 복귀를 이끌었다.
두산은 고민도 할 것 없이 2024시즌 에이스로 일찌감치 알칸타라를 낙점하고,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 원) 조건에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그 동안 건강 하나 만큼은 자신 있었던 알칸타라는 지난 4월 2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치고 우측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1군 말소됐다. 국내 병원 세 곳에서 팔꿈치 외측 염좌 진단을 받았지만, 이를 신뢰하지 못하며 미국으로 향해 주치의에게 재검진을 받았다. 미국 의료진 또한 국내 의료진과 같은 소견인 염좌 진단을 내리면서 알칸타라는 한 달의 회복기를 거쳐 5월 말 선발진으로 돌아왔다.
팔꿈치가 아픈 알칸타라의 강속구는 더 이상 KBO리그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150km 초중반대의 구속은 여전했지만, 스트라이크가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고, 이 여파로 볼의 비율이 높아졌다. 5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3⅓이닝 5실점, 6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3⅔이닝 5실점, 7월 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2이닝 6실점 등 대량실점에 따른 조기 강판의 빈도가 잦아졌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부상 회복 중이던 5월부터 대체 외국인선수 리스트업에 착수했다. 두산 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5월부터 구단 외국인선수 담당자가 미국으로 향해 후보군을 추렸고, 지난달 중순 계약이 급물살을 탔다. 원래는 7월 중순 쯤 새 외국인투수 영입을 생각했는데 속도를 내서 4일 발라조빅과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알칸타라는 결과적으로 고별전이 됐던 3일 롯데전을 마친 뒤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 올스타전에서 만난 두산 선수들은 하나 같이 알칸타라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지난해 두산으로 복귀해 알칸타라와 처음 만난 주전 포수 양의지는 “올해 몸이 좋지 않아서 본인도 많이 속상했을 것이다. 떠날 때 많이 아쉬웠다”라며 “그래도 인사를 잘하고 잘 보내줬다. 항상 응원하고 가족과 잘 지내라는 말을 해줬다. 또 우리 다시 만나자고 했다”라고 시원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주전 중견수 정수빈은 양의지와 달리 2020년 알칸타라와 처음 한솥밥을 먹은 뒤 2023년 재회해 방출되기 전까지 동고동락했다.
정수빈은 “알칸타라는 우리와 많이 친했다. 또 두산에 있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줬다. 그 동안 잘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어차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다. 알칸타라가 남아 있었다 해도 계속 두산에 있는 건 아니었을 것이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정말 수고했다”라고 옛 동료를 격려했다.
알칸타라를 대체할 발라조빅은 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비자 발급 등 서류 절차를 거쳐 두산에 합류할 계획이다.
정수빈은 “이제 또 좋은 투수가 오기 때문에 그 투수에게 기대를 걸어보겠다”라고 후반기를 향한 설렘은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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