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임산부 배려석,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

지하철에는 장시간 서 있는 게 불편한 임산부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인 ‘임산부 배려석’이 있다. 이 자리는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올바르게 정착됐다고는 할 수 없다.
기자는 2주간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을 유심히 지켜봤다. 열에 아홉은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대다수가 가임기가 훌쩍 지난 중년 여성들이었다. 이밖에 아저씨나 어린 학생들도 보였다. 심지어 짐을 올려놓은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잠을 자거나,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산부가 주변에 서 있다고 해도 양보할 모양새는 아니었다. 한 중년 여성은 임산부가 주변에 있었지만, 눈을 감은 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결국 임산부는 자리가 날 때까지 서 있다가 일반석에 자리가 나자 그제야 앉을 수 있었다.

임산부 배려석은 서울시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하고자 2013년에 처음으로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화 된 지 오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가 아닌 승객이 앉아 있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7천여 건, 올해는(5월까지) 2500여 건 정도가 접수된 상황이다. 하루에 15~20건의 민원이 들어온다는 소리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임산부석을 폐지하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거나 “임산부 여부를 감지할 센서를 부착하자” 혹은 “시민 의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 등의 의견을 냈다.
저출산 시대를 인지해 홑몸이 아닌 임산부를 위한 자리는 비워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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