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 효과…상반기 대중 무역적자 작년 절반 이하로 '뚝'

이슬기 2024. 7.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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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세에 '최대 흑자국' 옛말
베트남·인도 수출기지 부상…대인도 중간재 수출액 3년새 59%↑
수출 9개월째 증가…반도체 '역대 최대' 134.2억달러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 최우석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6월 수출입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6월 수출은 작년보다 5.1% 증가하면서 9개월 연속으로 작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수출 플러스' 흐름이 이어졌고 6월 반도체 수출은 134억달러를 넘겨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4.7.1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인공지능(AI) 붐으로 한국 수출의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반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중 간 전통적인 무역 구조가 변화하면서 대중 중간재 수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이 다시 '최대 흑자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재 수출 기지로서 중국이 주춤한 사이 인도와 베트남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 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대중 무역수지는 54억3천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1∼6월(131억3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대중무역 수지는 지난 2월(2억3천만달러 흑자)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 행진이었지만, 월별 적자 폭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영향이 크다.

올해 1∼5월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반도체 침체기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36억달러)보다 36.8% 증가했다.

반도체가 전체 대중 수출액 중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반도체 수출 성적이 전체 대중 무역수지 실적을 좌우하는 모습이다.

[그래픽] 대중국 무역수지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2022년 9월 이후 이어진 적자 터널을 벗어나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월 대중 무역수지는 2억4천만달러 흑자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반도체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전통적인 최대 흑자국 지위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중간재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온 결과, 한국의 중간재 수출 기지로서 중국의 역할이 점차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중간재 수출액은 전년보다 19.9% 감소한 1천43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20년 29.3%에서 지난해 24%로 5%포인트 떨어졌다.

대표적인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는 흐름이다.

대세계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9∼2022년 39∼40%를 오르내리다가 지난해 36.6%로 쪼그라든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35.5%로 재차 줄어들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허슬비 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는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크다"며 "대중 수출 실적을 회복하려면 중국 내 소비자 시장을 겨냥해 수출품 다변화를 꾀하는 등 중국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말 하는 양병내 통상차관보 (서울=연합뉴스) 양병내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24 주요 수출시장(아세안·인도)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20 [KOTR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앞으로 중국을 대체할 수출 기지로 인도와 베트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대인도 수출액과 비중은 2020년부터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대인도 중간재 수출액은 2020년 97억달러에서 지난해 154억달러로 58.8%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2020년 2.7%에서 지난해 3.5%로 늘었다.

특히 올해 6월 대인도 수출액은 전년보다 8.5% 증가한 15억5천만달러로, 역대 6월 중 1위를 찍었다.

메모리 반도체 단가 회복과 스마트폰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대인도 반도체 수출이 전년보다 254.2%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여기에 관개·상수도 인프라 투자에 따라 석유화학 수출이 48.3% 증가했고, 제조업 및 인프라 확대와 맞물린 수요 증가로 일반기계 수출이 17.9% 증가한 것도 대인도 수출 호조세에 영향을 미쳤다.

대베트남 중간재 수출은 2020년 414억달러에서 2022년 541억달러로 30.7% 증가했다가 지난해 471억달러로 주춤한 모습이지만 2020∼2023년 수출 비중에서는 10∼11%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통화에서 "전 세계 공급망 변화로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다 보니 과거 중국으로 들어가던 한국의 중간재가 베트남과 인도로 수출되는 것"이라며 "베트남이 수출 3위국으로 올라온 것처럼 앞으로 인도도 순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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