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키플레이어는-현재 하위 5팀편[후반기 예고④]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1위부터 4위까지 5경기차, 5위부터 최하위까지 5경기차. 역대급 순위경쟁이 펼쳐졌던 2024시즌 전반기가 지난 4일 마무리됐다. 9일부터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후반기가 열리게 된다. 스포츠한국에서는 2024시즌 후반기를 전망하는 기사를 준비했다.
[후반기 예고③편]에서는 10개 구단 중 전반기 상위 5개팀의 후반기 키플레이어, [후반기 예고④편]에서는 10개 구단 중 전반기 하위 5개팀의 후반기 키플레이어를 다룬다.
▶6위 NC 다이노스 – 정교한 모습 보여줘야 하는 손아섭
NC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승리를 거둔 후, 플레이오프 1,2차전까지 승리를 거두며 '가을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올 시즌엔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릭 페디의 공백도 2024시즌 평균자책점 2위(2.74)인 카일 하트를 통해 메웠지만 팀타율이 지난해 3위(0.270)에서 올해 8위(0.268로 떨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손아섭의 부진이 아쉬웠다. 지난해 NC의 가장 무서운 점은 1,2,3번타자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였다.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타자 세 명이 모여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상대 투수들은 NC의 상위 타선을 견디지 못하고 대량 실점을 내줬다.
그런데 올 시즌엔 손아섭의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 올 시즌 손아섭의 타율은 0.291. 3할에 가까운 타율이지만 올해 타고투저 시즌인 점, 손아섭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수치다. 실제 손아섭은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지난해 타율 0.339로 타격왕에 올랐다. 올 시즌과 큰 차이다.
손아섭으로서는 후반기에라도 정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활만 한다면 건재한 박민우(타율 0.328), 박건우(타율 0.346)와 함께 또다시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상위타선을 만들 수 있다. 이 상위타선은 2024시즌 홈런 1위(26개) 맷 데이비슨까지 연결된다. 손아섭이 부활만 한다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NC다.
▶7위 kt wiz – 박영현, 후반기엔 안정감 찾을 수 있을까
2023시즌 kt wiz의 히트상품은 박영현이었다. 수직무브먼트가 뛰어난 패스트볼,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3승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로 2023시즌 홀드왕을 차지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류중일호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kt wiz는 2024시즌 마무리투수로 박영현을 낙점했다. 박영현이 있었기에 FA 자격을 얻었던 기존 클로저 김재윤을 쉽게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낼 수 있었다. 그만큼 박영현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이 컸다.
하지만 박영현은 전반기 깊은 부진에 빠졌다. 6승2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83. 블론세이브는 4개였다. 제구력부터 흔들리며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강철 kt wiz 감독은 박영현을 계속 마무리투수로 기용하며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마침 박영현도 6경기 연속 무자책 투구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김민이 믿을 수 있는 필승조로 성장한 가운데 박영현이 계속 호투를 펼친다면 kt wiz의 뒷문은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 박영현에게 kt wiz의 후반기 운명이 달려있다.
▶8위 롯데 자이언츠 – 돌아올 찰리 반즈, 건재함을 증명하라
2024시즌 롯데의 전반기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시즌 초반 거듭된 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할 때만해도 올 시즌은 '봄데'의 향기도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는 야수 유망주들의 성장으로 뜨거운 타선을 구축하며 '도깨비팀'으로 떠올랐다. 특히 1위팀 KIA 타이거즈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 많은 야구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6월25일 1-14로 뒤지다 15-15 무승부를 이끌어 낸 경기는 수많은 롯데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탄 롯데에게 천군만마가 온다. 롯데 좌완 외국인 투수 반즈가 후반기 부상 복귀를 준비 중이다. 시속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뛰어난 커맨드를 자랑하는 반즈는 올 시즌 3승2패 평균자책점 3.55로 맹활약했다. 반즈의 복귀로 롯데는 반즈, 애런 윌커슨, 박세웅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부상으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비웠던 반즈의 경기 감각이 문제다. 예년보다 전반기 경기를 많이 치른 현 상황에서 만일 반즈가 후반기 초반 경기 감각 부족으로 부진에 빠진다면 가을야구를 위해 5위를 추월해야하는 롯데에게 치명타이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것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 반즈의 경기 출전은 지난 5월26일이 마지막이다. 반즈가 몸 뿐만 아니라 경기력까지 무사귀환해야 대반격에 시동을 걸 수 있는 롯데다.
▶9위 한화 이글스 – 김경문호에선 부진한 요나단 페라자, 한화 타선 깨울 키
한화는 지난해 부진한 외국인 타자로 인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 선택했던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타율 0.125를 기록한 채 퇴출됐고 새 외국인 선수 닉 윌리엄스 또한 타율 0.244로 부진했다. 가뜩이나 빈약한 타선에 외국인 타자까지 말썽이니 한화 타선은 답을 찾지 못한 채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절치부심한 한화는 2024시즌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영입했다. 스위치히터인 페라자는 시즌 초반부터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보여주며 맹타를 휘둘렀다. 3월엔 OPS(장타율+출루율) 1.617, 4월엔 OPS 0.802, 6월엔 OPS 1.059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한화 타선의 구세주였다.
순항하던 페라자는 5월31일 펜스 타구를 처리하다 부상을 입었다. 이후 6월 7,8일 NC전에 출전했지만 후유증으로 재휴식을 취했다. 6월23일 모습을 다시 드러냈지만 6월 OPS 0.767, 7월 OPS 0.594로 힘을 잃었다.
지난달 2일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페라자의 뜨거운 모습을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 속에서 한화는 9위까지 추락했다. 팀OPS 또한 어느덧 9위(0.743)다. 반등을 위해선 페라자의 부활부터 필요한 한화다.
▶10위 키움 히어로즈 – 조금은 아쉬웠던 이주형, 지난해 후반기 모습 되찾을까
키움은 지난해 후반기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 트윈스에게 정상급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내주고 야수 유망주 이주형과 투수 유망주 김동규, LG의 2024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이 소식이 최초로 전해졌을 때까지만 해도 트레이드 평가는 LG의 압도적인 승리로 평가됐다. 29년만에 우승을 꿈꾸는 LG가 선발진 약점을 지울 카드를 손에 쥔 반면 키움은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 자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주형은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곧바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내야 포지션 대신 외야수로 전환한 이주형은 2023시즌 후반기 동안 타율 0.330 6홈런 OPS 0.911을 기록했다. 유망주를 넘어 이정후를 떠올리게 하는 타격 능력이었다.
결국 이주형은 2024시즌 키움의 타선을 이끌 기대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주형은 시범경기 때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더니 전반기에 타율 0.281 7홈런 OPS 0.802를 기록했다. 이제야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선수에게 부진한 성적표는 아니었지만 이주형의 타격 잠재력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치였다.
특히 이주형은 상습적인 햄스트링 통증 속에 루상에서 활발한 주루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 도루는 없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주력을 갖춘 선수 중 하나였지만 햄스트링이 발목을 잡았다. 햄스트링으로 인해 지명타자로 종종 출전하며 수비 기여도까지 줄었다. 이주형과 키움 모두 답답한 시간들이었다.
이주형은 전반기 막판 햄스트링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모습을 보였다. 키움은 전반기 막판 리드오프로 이주형을 투입했다. 2번타자는 팀내 최고의 타자 도슨이었다. 3번타자는 예비 메이저리거 김혜성이었다. 이주형이 지난해 후반기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키움은 타선의 폭발력을 끌어올려 5강 진출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이주형의 방망이가 지난해처럼 불을 뿜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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