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키플레이어는-현재 상위 5팀편[후반기 예고③]

이정철 기자 2024. 7. 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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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1위부터 4위까지 5경기차, 5위부터 최하위까지 5경기차. 역대급 순위경쟁이 펼쳐졌던 2024시즌 전반기가 지난 4일 마무리됐다. 9일부터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후반기가 열리게 된다. 스포츠한국에서는 2024시즌 후반기를 전망하는 기사를 준비했다.

[후반기 예고③편]에서는 10개 구단 중 전반기 상위 5개팀의 후반기 키플레이어, [후반기 예고④편]에서는 10개 구단 중 전반기 하위 5개팀의 후반기 키플레이어를 다룬다.

나성범. ⓒ연합뉴스

1위 KIA 타이거즈 – 부활 조짐 보이는 나성범

2022시즌 FA 이적을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2022시즌(타율 0.310, 22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910)과 2023시즌(타율 0.365, 18홈런, OPS 1.098) 맹활약을 펼치며 KIA 타선을 이끌었다.

KIA에 최고 스타로 발돋움한 나성범은 2024시즌 주장 역할까지 맡았다. 그런데 2024시즌 개막전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인 4월28일 LG 트윈스전에서야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복귀와 동시에 KIA 타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던 나성범은 오히려 빈타를 거듭하며 KIA 타선의 약점으로 전락했다. 5월 타율 0.250을 기록하더니 6월에도 타율 0.284로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올 시즌 전반기가 타고투저 흐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수치였다.

하지만 나성범은 7월 3경기에서 타율 0.429, 1홈런, OPS 1.215로 부활 조짐을 보였다. 6개의 안타 중 3개를 장타로 연결하며 특유의 파워를 뽐냈다.

나성범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KIA로서는 큰 힘을 얻게 된다. 특히 잠재력을 만개하며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도영, 불혹의 나이에도 타점 1위(73점)를 질주 중인 최형우와 함께 공포의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2017시즌 이후 7년만에 통합우승을 정조준 중인 KIA. 타선의 폭발력을 배가 시켜줄 수 있는 나성범의 방망이가 꿈틀거리고 있다. 나성범이 후반기 KIA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지 주목된다.

박명근. ⓒ스포츠코리아

2위 LG 트윈스- '구원병' 박명근

LG는 2023시즌 29년만에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가장 큰 원동력은 타선과 불펜이었다. 헐거운 선발진을 보유했음에도 불펜이 이른 이닝부터 지켜주고 리그 최고의 타선이 역전을 완성했다. 선발투수 최원태가 1회초 4실점 후 교체됐음에도 5-4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LG의 2023시즌을 대변한다.

하지만 LG의 강력한 불펜진은 1년만에 해체됐다.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미국으로 떠났고 필승조와 선발을 오갔던 이정용은 군복을 입었다. 든든한 좌완투수 함덕주는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유영찬, 포크볼러 김진성이 LG 불펜을 지탱했지만 이 두 선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유영찬과 김진성이 연투로 인해 등판할 수 없는 날이면 가동할 필승조도 없었다. 매번 다른 선수를 실험하기 바빴다.

다행히 후반기엔 구원병이 온다. 우완 사이드암 박명근이 후반기 초반 복귀할 예정이고 부상 중이던 함덕주 또한 8월에 복귀를 타진할 전망이다. 이 중 이미 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박명근의 활약이 LG의 후반기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명근은 2024시즌 초반 흔들렸으나 5월엔 10이닝 동안 1승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특히 피안타율은 0.097이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를 발전시키면서 놀랍게 성장했다. 부상으로 6월부턴 등판할 수 없었는데 돌아온다면 LG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LG의 불펜진을 위기에서 구해낼 잠재력을 갖춘 자원이다.

곽빈. ⓒ연합뉴스

3위 두산 베어스 – 곽빈, 선발진을 지켜라

두산은 2024시즌 전반기 강한 불펜진을 앞세워 선두 경쟁을 벌였다. '슈퍼루키' 김택연을 필두로 최지강, 홍건희, 이병헌 등 시속 150km를 쉽게 기록하는 투수들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믿었던 선발진은 계속해서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 투수 듀오인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은 부상을 당하며 두산의 선발진을 헐겁게 만들었다. 알칸타라는 부상 복귀 후 부진까지 거듭해 지난 3일 웨이버 공시됐다. 대신 두산은 우완투수 조던 빌라조빅을 영입했다.

두산은 브랜든의 대체 선수도 골라야 한다. 브랜든의 부상 기간 동안 선발진을 지킬 단기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는 중이다. 어떤 선택이든 두산의 선발진은 후반기 물음표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계산이 서는 자원은 곽빈이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를 보유한 곽빈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투수다. 지난해 12승,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평균자책점 3.59, 7승을 작성 중이다.

만약 곽빈까지 흔들린다면 두산의 선발진이 무너질 수 있고 연쇄 작용으로 불펜진까지 위험하다. 두산의 후반기 운명을 쥐고 있는 곽빈이다.

강명구 코치(왼쪽)·김영웅. ⓒ연합뉴스

4위 삼성 라이온즈-다시 뜨거워져야 하는 김영웅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은 2024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상위권에 올랐다. 전반기 안정된 선발진과 불펜진의 활약 속에 순조로운 레이스를 펼쳤다.

다만 타선의 무게감은 아쉬웠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함에도 팀장타율 8위(0.402), 팀OPS 10위(0.741)에 그쳤다. 전반기 막판 5연패도 타선의 화력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아쉬운 모습을 보인 삼성 타선에게도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 전반기 팀홈런 3위(91개)를 기록했다. 이는 김영웅의 깜짝 활약 덕분이었다. 올 시즌 전까지 통산홈런 3개를 기록 중이던 김영웅은 전반기에만 1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구자욱과 함께 팀 내 최다홈런자이자, 리그 홈런 공동 8위였다.

그러나 김영웅은 6월 타율 0.227, 4홈런, OPS 0.690으로 부진했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시작되자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김영웅이 페이스를 찾지 못할 경우, 삼성 타선의 장타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좀처럼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삼성의 성적 하락도 의미한다.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김영웅의 반등이 필요한 삼성이다.

로에니스 엘리아스. ⓒ연합뉴스

5위 SSG 랜더스- 시라카와 케이쇼 대신 선택한 로에니스 엘리아스

SSG는 지난 5월 좌완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속 6주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왔다. 영입 당시, 일본 독립리그 출신인 시라카와에게 큰 기대를 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연일 호투를 펼치며 평가를 뒤집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만 대량 실점을 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는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줬다. 이에 SSG는 엘리아스의 복귀 시점에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엘리아스 대신 시라카와와 동행하는 것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SSG의 선택은 엘리아스였다. 프로 무대에서 경력이 많지 않은 시라카와보다 베테랑인 엘리아스와의 동행을 고른 것이다. 하지만 엘리아스는 지난 4일 NC 다이노스와의 복귀전에서 6.2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국내 선발진이 지속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SSG로서는 엘리아스의 호투가 필요하다. 특히 시라카와 대신 동행했기에 더욱 절실하다. 만약 엘리아스가 무너진다면 SSG는 계속 선택의 순간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이는 SSG 팀분위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SSG의 후반기 운명을 손에 쥔 엘리아스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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