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서 재회한 홍경기·이재도 “한 경기도 같이 못 뛴 8년 전…이번엔 봄농구까지 같이 뛴다”

“우리가 또 만날 줄이야…” “이번엔 한 코트에서 뛰어야죠.”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두 선수는 뜨거운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2015년 부산 KT에서 시작된 인연의 실마리가 돌고 돌아 소노에서 이어졌다.

베테랑 가드인 홍경기(36·사진 왼쪽)와 이재도(33·오른쪽)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선수는 지난 6일 소노의 전지훈련지인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기자와 만나 “2015~2016시즌 KT에서 한솥밥을 먹은지 얼마 만에 다시 만났는지 모른다. 이번엔 소노에서 함께 봄 농구를 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살 터울인 두 선수는 2015~2016시즌 한 팀에서 뛰었다. 이재도가 당시 KT에서 54경기를 모두 뛴 주전 멤버인 반면 홍경기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전력 외 선수였다. 두 선수가 소노에서 재회한 것도 기적에 가깝다. 홍경기와 이재도가 자유계약선수(FA)로 각각 소노와 창원 LG와 계약을 맺은 터. 이재도가 FA시장이 막을 내린 직후 전성현과 트레이드되면서 극적으로 한 팀에서 다시 뛰게 됐다.

이재도는 “김승기 감독님이 절 너무 아끼시는 것 같다. 예전에 안양으로 불러주시더니 이번에도 데려가주셨다”며 “소노에는 (홍)경기형을 포함해 대부분 아는 선수들이라 적응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홍경기는 이재도를 통해 소노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가 FA기간 막바지 직접 김 감독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면서 소노에 입단했지만 농구 전술과 스타일은 처음 접하고 있어서다. 홍경기는 “(이)재도가 평소에도 감독님 농구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소노에서 훈련하는 하루 하루가 소중한 나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도는 홍경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2015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그가 훈련에선 누구보다 간절했기 때문이다. 당시를 떠올린 이재도는 “후배들 입장에선 (홍경기에게) 배울 게 너무 많다. 우리 팀의 2~3라운드로 입단한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도와 홍경기가 코트에서 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 9년간 잊었던 서로의 스타일을 떠올려야 한다. 이재도와 이정현이 주전을 꿰찰 것이 유력하지만, 홍경기도 빈 자리를 채울 실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홍경기의 목표는 역시 소노의 봄 농구(플레이오프의 애칭) 진출이다. 지난해 창단한 소노는 8위에 그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홍경기는 “감독님은 챔피언결정전까지 바라보자고 말씀하신다”며 “재도와 함께 봄 농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도는 안양 KGC(현 정관장)에서 김 감독과 함께 플레이오프 10전 전승으로 정상에 오른 기억이 선명하다. 이재도는 “우리 감독님은 플레이오프만 가신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분이다. 봄 농구에서 도깨비팀이 되자”고 다짐했다.

홍천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