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의원, 서로서로 존중해야”[주간경향이 만난 초선](3)
2024. 7. 8. 06:05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지난 6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의원 간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초선인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말에서 “때로는 상대 의원에게 조금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여야 격전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온 이 인사는 ‘법사위에서 유일하게 여야가 싸우지 않은 때’로 표현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우 의원은 “국민이 뽑은 의원을 무시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법조인 출신 여당 의원답게 야당 주도 법안을 비판하는 법 논리를 내세웠지만 시종일관 ‘생각한다’, ‘하는 것 같다’라는 식의 겸손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나갔다.
-법사위의 첫 인사말은 준비한 것인가.
“준비한 것은 아니다. 그날 갑자기 법사위로 배정돼 참석했는데, 첫날 상임위에서 위원들에게 첫인사를 시키는 줄도 몰랐다.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이 ‘존경하고픈 위원장’이라고 말했고, 또 정청래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그걸 바로 받아서 ‘존경하지 않으면 존경이라는 말 하지 마라’고 했다. 나는 아직 국회의원이 된 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외부에서 이런 모습을 본 감정과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 국민의 시야로 봤을 때 한 분 한 분이 국민의 대표이고, 지역구에서 뽑아준 의원이다. 지역주민이 뽑은 의원을 다른 의원이 무시하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도 하고, 조금 더 서로 존중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지역구(대구 북구갑)에서는 그날 상임위에서 인사말만 했는데도 인상 깊었다고 말해 주는 분이 많았다.”
-송 의원과 정 위원장의 실랑이 도중 우 의원이 웃는 모습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관심을 모았다. 웃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뭐라고 하지 않았나.
“특별히 언급하거나 뭐라고 한 건 없었다. 그냥 다들 ‘봤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게 반전 때문에 웃긴 것 같다. 너무 엄중한 자리였다. 그래서 말은 점잖았는데, 이런 상황에 맞지 않게 튀고 재밌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원래 우 의원은 법사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후 국토교통위로 ‘강제배정’됐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정무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로 하면서 갑자기 법사위로 들어갔다가 이후 환경노동위로 바꿨다. 여야가 격돌하면서 우 의원은 한 달 사이에 세 개 상임위를 오가는 파란만장한 ‘의정생활’을 겪은 셈이다.
-환노위에서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통과로 여야가 격돌했다. 어떻게 보면 격전지만 찾아가는 셈이 됐다.
“불법하청이나 불법파견 근로 등으로 노동법의 보호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분들을 조금 더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한다. 또 파업 때 사업주들이 노조 결성과 파업에 대해서 방해하는 행위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도 이해한다. 하지만 노조가 불법행위를 했을 때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폭행 등의 극단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법이라는 것은 늘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물론 노조 관계자들이 그런 행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쌍용차 사태 같은 경우 노란봉투법의 도입이 필요한 사례가 된다.
“합법적 쟁의 행위에 있어서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 그렇다면 합법의 영역을 넓히면 된다. 불법행위 전체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라고 법을 만들면 안 된다.”
-환노위를 지망한 이유는.
“노동 쪽에 조금 더 관심이 있다. 변호사로서 주로 전공한 것은 건설 분야다. 건설 산업재해 사건을 다뤄봤기 때문에 이쪽 분야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했다.”
-지역구 활동에 도움이 되나.
“대구 북구에는 공단이 있다. 그래서 외국인 근로자들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산업재해에 대한 안전조치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하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환경규제들은 해소해야 한다.”
우 의원은 1988년생으로 22대 국회에서 전용기 의원(33·민주당), 용혜인 의원(34·기본소득당), 김용태 의원(34·국민의힘)에 이어 네 번째로 젊다.
여당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빠져나간 후 청년 지지층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던 분이니까 그에 따른 손실이 있었다. 젊은 정치인들이 지지층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있었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우리가 따라잡아야 한다.”
-청년 정치를 어떻게 펼쳐야 한다고 보는지.
“지금 젊은 국회의원 중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서서 발언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때로는 용감하고 때로는 신선하고 새로운 시야를 제기해야 한다.”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입학했다. 원래 정치인을 생각했나.
“변호사를 하다가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정치인을 희망하다 필요해서 법을 배웠다. 정당에 가입한 것은 12년 전이다.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국민추천 공천으로 여당 후보가 됐다. 뜻밖의 공천으로 여겨졌다.
“처음에 혼란이 많았다. 낙하산 공천을 반대한다고 현수막도 걸렸다. 내가 4년 동안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 제도(국민추천 공천)의 혜택을 받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점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을 받아 ‘친한계’로 분류된다.
“공천 전까지 개인적으로 몰랐다. 지금까지도 딱 두 번 통화했다.”
이 말을 한 뒤 우 의원은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을 보여줬다.
“그것도 짧은 시간이었다. 사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다만 고마운 마음은 있다. 이 제도 아래에서 내가 공천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계는 아니고, 한 전 위원장이 우리 당에 필요한 분이라는 것에는 동감한다.”
-그럼 7·23 전당대회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나.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띠고 있다. 하지만 저를 ‘친한계’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굳이 반박하지 않는다.”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발언이나 태도에서는 윤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묻어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을 믿는다.”
-4년 동안 무엇을 하고 싶나.
“대한민국은 이미 훌륭한 나라다. 여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훌륭한 집에 벽돌 한 장만 놓을 수 있는 의원이 된다면 제 역할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지난 6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의원 간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초선인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말에서 “때로는 상대 의원에게 조금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여야 격전 사이를 비집고 튀어나온 이 인사는 ‘법사위에서 유일하게 여야가 싸우지 않은 때’로 표현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우 의원은 “국민이 뽑은 의원을 무시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법조인 출신 여당 의원답게 야당 주도 법안을 비판하는 법 논리를 내세웠지만 시종일관 ‘생각한다’, ‘하는 것 같다’라는 식의 겸손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나갔다.
-법사위의 첫 인사말은 준비한 것인가.
“준비한 것은 아니다. 그날 갑자기 법사위로 배정돼 참석했는데, 첫날 상임위에서 위원들에게 첫인사를 시키는 줄도 몰랐다.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이 ‘존경하고픈 위원장’이라고 말했고, 또 정청래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그걸 바로 받아서 ‘존경하지 않으면 존경이라는 말 하지 마라’고 했다. 나는 아직 국회의원이 된 지 얼마 안 됐다. 그래서 외부에서 이런 모습을 본 감정과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 국민의 시야로 봤을 때 한 분 한 분이 국민의 대표이고, 지역구에서 뽑아준 의원이다. 지역주민이 뽑은 의원을 다른 의원이 무시하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도 하고, 조금 더 서로 존중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지역구(대구 북구갑)에서는 그날 상임위에서 인사말만 했는데도 인상 깊었다고 말해 주는 분이 많았다.”
-송 의원과 정 위원장의 실랑이 도중 우 의원이 웃는 모습도 유튜브 영상을 통해 관심을 모았다. 웃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뭐라고 하지 않았나.
“특별히 언급하거나 뭐라고 한 건 없었다. 그냥 다들 ‘봤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게 반전 때문에 웃긴 것 같다. 너무 엄중한 자리였다. 그래서 말은 점잖았는데, 이런 상황에 맞지 않게 튀고 재밌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원래 우 의원은 법사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후 국토교통위로 ‘강제배정’됐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정무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로 하면서 갑자기 법사위로 들어갔다가 이후 환경노동위로 바꿨다. 여야가 격돌하면서 우 의원은 한 달 사이에 세 개 상임위를 오가는 파란만장한 ‘의정생활’을 겪은 셈이다.
-환노위에서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통과로 여야가 격돌했다. 어떻게 보면 격전지만 찾아가는 셈이 됐다.
“불법하청이나 불법파견 근로 등으로 노동법의 보호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분들을 조금 더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한다. 또 파업 때 사업주들이 노조 결성과 파업에 대해서 방해하는 행위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도 이해한다. 하지만 노조가 불법행위를 했을 때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폭행 등의 극단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법이라는 것은 늘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물론 노조 관계자들이 그런 행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시야로 봤을 때 한 분 한 분이 국민의 대표이고, 지역구에서 뽑아준 의원이다. 지역주민이 뽑은 의원을 다른 의원이 무시하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도 하고 조금 더 서로 존중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쌍용차 사태 같은 경우 노란봉투법의 도입이 필요한 사례가 된다.
“합법적 쟁의 행위에 있어서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 그렇다면 합법의 영역을 넓히면 된다. 불법행위 전체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라고 법을 만들면 안 된다.”
-환노위를 지망한 이유는.
“노동 쪽에 조금 더 관심이 있다. 변호사로서 주로 전공한 것은 건설 분야다. 건설 산업재해 사건을 다뤄봤기 때문에 이쪽 분야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했다.”
-지역구 활동에 도움이 되나.
“대구 북구에는 공단이 있다. 그래서 외국인 근로자들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산업재해에 대한 안전조치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하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환경규제들은 해소해야 한다.”
우 의원은 1988년생으로 22대 국회에서 전용기 의원(33·민주당), 용혜인 의원(34·기본소득당), 김용태 의원(34·국민의힘)에 이어 네 번째로 젊다.
여당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빠져나간 후 청년 지지층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던 분이니까 그에 따른 손실이 있었다. 젊은 정치인들이 지지층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있었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우리가 따라잡아야 한다.”
-청년 정치를 어떻게 펼쳐야 한다고 보는지.
“지금 젊은 국회의원 중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서서 발언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때로는 용감하고 때로는 신선하고 새로운 시야를 제기해야 한다.”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입학했다. 원래 정치인을 생각했나.
“변호사를 하다가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정치인을 희망하다 필요해서 법을 배웠다. 정당에 가입한 것은 12년 전이다.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국민추천 공천으로 여당 후보가 됐다. 뜻밖의 공천으로 여겨졌다.
“처음에 혼란이 많았다. 낙하산 공천을 반대한다고 현수막도 걸렸다. 내가 4년 동안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 제도(국민추천 공천)의 혜택을 받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점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을 받아 ‘친한계’로 분류된다.
“공천 전까지 개인적으로 몰랐다. 지금까지도 딱 두 번 통화했다.”
이 말을 한 뒤 우 의원은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을 보여줬다.
“그것도 짧은 시간이었다. 사적인 관계는 전혀 없다. 다만 고마운 마음은 있다. 이 제도 아래에서 내가 공천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계는 아니고, 한 전 위원장이 우리 당에 필요한 분이라는 것에는 동감한다.”
-그럼 7·23 전당대회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나.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띠고 있다. 하지만 저를 ‘친한계’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굳이 반박하지 않는다.”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발언이나 태도에서는 윤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묻어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을 믿는다.”
-4년 동안 무엇을 하고 싶나.
“대한민국은 이미 훌륭한 나라다. 여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훌륭한 집에 벽돌 한 장만 놓을 수 있는 의원이 된다면 제 역할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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