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2법 ‘시즌1’ 종료 눈앞… ‘족쇄’ 풀리면 4년 전 폭등 재연될까 ['임대차 2법' 시행 4년]
1만3169가구 계약갱신권 7월 만료
“집주인, 상승분 선반영 욕구는 당연”
4년 전처럼 전세시장 혼란 재현 우려
“만기 물량, 시장가격 흔들 정도 아냐
전셋값 오름세 공급·입주량 감소 탓”
“시장 왜곡 부작용 있지만 폐지보단
5% 상한선 완화 등 수정·보완 필요”
공급 감소 우려·공사비 상승 등 여파
15주째↑… 33개월 만에 상승폭 최대
매매수요도 공급 추월… “제한적” 전망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는 통화에서 “(전월세) 상한제의 효과는 한 번으로 끝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전셋값이) 오르는 시기에 상승 폭을 더 증폭시키는 효과는 계속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상한제 영향이 결합하면 임대인 입장에선 (중간에 가격을) 못 올리는 부분에 대해 올리려고 하는 욕구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임대차 2법 1차 종료가 서울에 미칠 파장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점과 맞물리면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으로 5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시장 가격 흔들 정도는 아냐”
‘2+2년’ 전세 만기 물량이 실제 가격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도 많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는 공급 부족과 전세 사기 문제에 따른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 등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흔드는 것은 전세 매물 감소와 (아파트) 입주량 감소”라고 짚었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7월과 8월에 (가격이) 전세가격이 팍 올라간다는 건 아니고, 분산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전세 시장 큰 틀로 봤을 때 임대차 2법은 국지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전면 폐지보단 보완·수정에 ‘무게’
제도가 장기적으로 원활히 유지되기 위해 수정·보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2+1년’ 등으로 갱신 기간을 변경하거나 5% 상한선을 완화하는 식이다.
서 교수는 5% 상한선과 관련해 “일정 금액을 정해서 그 이하 전셋집에는 규제를 하지만 일정액 이상의 경우에는 규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민·주거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가격대의 전셋집에만 상한선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제도가 너무 경직돼 있다”며 “사인 간 거래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은 상생 관계인데, 이들을 적대적 관계로 만든 것이 임대차 2법”이라며 “계약 형태를 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임대차 2법의 본래 목적인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갱신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 대표는 “자녀가 중·고교를 비슷한 위치에서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3+3년’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임대차 2법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임대차 2법은 사실 양날의 검”이라며 “세입자한테 필요한 면이 있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선 전세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아파트 매매시장도 상승장 돌입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전주(98.9)보다 1.5포인트 오른 100.4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둘째 주(100.9) 이후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팔려는 사람보다 살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거래량도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4978건으로 2021년 5월(504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하향 움직임과 누적된 공급 부족, 공사비 상승 등이 겹치며 서울에서 수도권 인기 지역으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7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중 수도권에 이어 일자리가 많은 지방 광역시도 집값이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 공급물량 감소세가 지속한다면 내년이나 후년에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공급 확대 계획과 금융 대출 관리 기조 등을 이유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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