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친한·친윤 갈등 이미 시작···한동훈·원희룡 대표 되면 당 분열”
“윈희룡 대 한동훈은 윤석열 대 한동훈 구도”
“윤 대통령, 가장 소통 잘 되는 대통령”
“특정 후보 때문에 총선백서 발간 미뤄선 안돼”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7일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무시 논란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는 데 대해 “친윤석열(친윤) 대 친한동훈(친한)의 갈등이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원희룡 대 한동훈’ 구도로 간다면 결국 ‘윤석열 대 한동훈’ 구도로 가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의 분열을 낳고 당의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둘 다 충분히 열려 있는 분”이라며 “(당대표가 된 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의견을 다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메시지를 다섯 차례나 보내 사과하겠다고 한 게 소통이 잘 된다는 증거라고도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소통이 잘 되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총선 이후 윤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에 대한 성찰은 국무회의 석상이 아니라 기자회견장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걸 제안했다”며 윤 대통령이 이를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후보와의 일문일답.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한 입장은.
“총선 참패 이후 어떻게 하면 당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지, 앞으로 당의 방향과 비전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게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된다. 한 후보는 빨리 이 문제를 사과하고 끝내고 원희룡 후보도 더 이상 이를 이용해 공세하지 않고 자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 후보 사퇴 연판장까지 돌리려 했다.
“구태 정치다. 이런 식의 논란은 당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이번 전당대회가 ‘원희룡 대 한동훈’ 구도로 간다면 결국 ‘윤석열 대 한동훈’ 구도로 가는 것과 같다. 현재 권력 대 미래 권력의 싸움이 되고 결국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당의 분열을 낳고 당의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다. 친박근혜 대 비박근혜보다 훨씬 파탄적인 게 친윤 대 친한의 갈등이 될 것이다. 그래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한 후보와 원 후보가 당을 위한다면 솔로몬의 지혜가 뭔지 생각해봐야 한다.”
-김 여사가 사과 문제로 한 후보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가 있나.
“김 여사는 한 후보를 시동생처럼 챙겨줬던 관계 아닌가. 당연히 사과 의향을 물어볼 수 있다고 본다. 정무적 판단의 문제 아닌가. 이걸 종합적으로 판단할 주체는 당이다. 선거는 당이 치른다. 당연히 한 후보가 당시 비대위원장이었고 예전부터 가깝게 지낸 사이기 때문에 김 여사 입장에서 정무적 판단을 해달라고 물어본 것이다.”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사과 의향을 당에 전달할 수도.
“김 여사와 한 후보가 평상시에도 330개의 카카오톡을 하는 관계인데 당연히 쉽게 물을 수 있지 않겠나.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에 있었기 때문에 민심의 동향, 선거의 영향을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고 김 여사는 봤을 것이다.”
-박정훈 의원이 본질은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문자 유출’이라고.
“모든 게 견강부회다. 박 의원은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 아닌가. 이런 식으로 계속 공방을 벌이는 게 당의 발전과 전당대회에 결코 좋은 영향을 못 미친다. 친윤 대 친한의 갈등은 이미 시작됐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파탄적인 관계가 펼쳐질 것이다.”
-원 후보는 대통령과 소통이 잘 된다고 강조한다.
“대통령이 김기현 전 대표와 소통이 안 됐나. 어떤 소통을 하고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 ‘김기현 체제 2’가 된다면 성공하겠나.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후보가 돼서 김기현 체제 2가 되면 안 된다. 원 후보의 경우 윤심을 내놓고 있는데 당대표가 되면 어떻게 안 그렇겠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은.
“현재 당론이라는 게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특검법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물론 민심의 동향을 잘 살피고 있다. 내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 지금 특검법을 하겠다고 나서면 결국 당 내부가 교란된다. 특히 우리가 야당을 상대하는 데 있어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특검법에 대해서는 공수처 수사가 끝난 다음에 얘기를 해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은 어떤 대책을 취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미 우리는 실기했다. 초기 대처가 잘못됐다. 군사법원법이 바뀌어서 군 사망 사건에 대해선 민간경찰로 수사권이 넘어갔다. 박정훈 당시 헌병대 수사단장은 수사권이 없었다. 박 전 단장의 월권적 행태에 대해 곧바로 알렸어야 했다. 그걸 못하고 흐름에 떠밀려버린 것이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대통령이 지난번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사과를 하셨다.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되면 그때 입장이 나오실 것으로 본다.”
-당대표가 되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나.
“대통령이나 김 여사 둘 다 열려 있는 분이다. 이번에 문자 보내신 걸 보라. 다섯 차례 보내 본인이 사과하겠다고까지 하셨다. 충분히 두 분 다 열려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김 여사에 대해 다 말씀 다 드릴 수가 있다.”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제도적 대책은 무엇인가.
“국민 대다수가 원한다면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설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총선 백서를 전당대회 전에 발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후보 때문에 총선 백서 출간을 미룬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 당이 죽어 있는 당이라는 방증이다. 오히려 전당대회 이전에 발간해서 후보들이 이를 가지고 참패 원인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활용하는 소재로 써야 한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여론 지지율이 밀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못 모셔서 당권 정지도 1년 당하고 지구당 위원장도 박탈당하고 공천 탈락도 계속 됐다.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중앙 정치로부터 오래 떨어져 있었다. 상황 자체가 다른데 결국 이 당을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할 거냐를 보면 될 것 같다. 전당대회 후보 토론회, 연설 등을 통해 차츰 윤상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내일(8일) 후보 합동연설회인데 어떤 메시지를 준비했나.
“우리는 이 당의 현상에 대해 분노해야 된다. 특히 광주, 호남 지역은 우리 당 중앙의 여러 가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너무 많이 이용당하고 소외됐다. 광주, 호남 당원들이 윤상현과 함께 분노의 혁명에 나서자는 얘기를 할 것이다.”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원이 진짜 주인이 되는 정당이 돼야 한다. 지금 당의 주인은 국회의원이고 당협위원장이다.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당원을 두려워하기 위해서는 당원이 공천을 하고 당협위원장과 국회의원을 갈아치울 수 있어야 한다. 기득권을 깨기 위해 윤상현과 함께 혁명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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