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남표 창원시장 “방산·원전·수소·드론 등 미래 50년 준비… 원스톱 제조 구축”
원전 정상화… SMR 파운드리 허브 기대
“지난 2년간 35개 기업으로부터 1조1483억원의 투자금액을 유치했고 1922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습니다. 방산·항공·원전, 수소를 비롯해 의료기기·드론까지 창원 산업단지의 미래 50년을 위해 변신하겠습니다.”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지난 4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창원 산업단지가 50주년을 맞는데 (창원은) 국내 최고의 제조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산단의 대전환을 통해 연구, 생산, 검증·인증, 수출 등 원스톱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과 기술자가 뭉치면 우주선도 만들 수 있다는 옛 세운상가처럼 어떤 시제품이라도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는 혁신 제조 도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마산고,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홍 시장은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기술고시 18회로 입직해 과학기술부에서 기획예산담당관과 재정기획관을 거친 뒤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국장을 지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과학기술전략본부장과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을 거쳤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창원특례시장으로 당선됐다.
홍 시장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의 많은 원전 기업이 부도 위기를 겪었고 시민들은 일자리를 잃었던 침울한 상황이 이어졌다”며 “기획과 예산, 원전 국장의 경험을 살려서 원전 복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3만 창원 시민의 기대에 보답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홍 시장과의 일문일답.
─창원 국가산단이 50주년이 됐다.
“1974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펼치며 창원 국가산단을 만들었다. 초기엔 경공업 위주였으나 중화학공업으로 전환했고 이후 기계산업 중심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방산, 원자력, 수소 등 3000여개의 기업이 몰려있다. 창원의 발전은 기업가 정신과 노동자들의 땀, 자부심으로 이뤄졌다.”
─산업·디지털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미래 50년을 대비해 방산,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중심으로 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인재 육성을 위해 주변 대학들과 산학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 확보와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위해 문화 행사나 여가 공간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창원은 제조 거점 도시의 위상과 진해 신항을 연계한 국제 물류 교통이 더해지면서 동북아 제조 허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산업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방산, 원자력, 수소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방산·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를 100만평(약 330만㎡) 규모로 유치했다. 과거 산단에서 도로, 용수, 전기 등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최첨단 연구 시설이 필요하다. 그 해답이 중성자 복합빔 설치와 방산부품연구원 유치라고 생각한다.
안보나 산업 차원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생산과 기술 연구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창원이 드론 제조 100%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의료기기 중심의 바이오·의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성자 복합빔은 무엇인가.
“중성자 복합빔은 5000억원 규모의 시설로 창원에서 제조되는 다양한 대형 기계·부품 등의 내부를 살펴보는 비파괴 검사를 할 수 있다.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미 기획과 설계 예산은 확보했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와 제조, 첨단 검증·인증 장비가 한 곳이 있으면 원스톱 제조 역량을 강화할 수 있어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몰릴 것으로 생각한다.”
─벤치마킹할 만할 해외 도시가 있는지.
“프랑스의 그르노블과 일본 센다이는 중성자빔을 보유한 대표적인 원스톱 방산 제조 도시다. 예를 들어 그르노블에는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선연구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관의 최첨단 장비는 기업·대학 등과 공유하며 매년 6000여 편의 출판과 600여 개의 특허를 창출하고 있다. 그르노블의 대학생들은 평균 1년 5개월을 기업과 함께 일하고, 졸업생 80% 이상이 협업한 기업에 입사한다. 이런 선순환은 창원의 미래 50년 혁신 방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원전 복원 정책 추진 성과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원전 신속 지원센터를 만들었고 선금 지원 등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조기 발주 등으로 기업이 다시 활력을 띠고 있다. 체코 등 수출 기대감도 있다.
창원은 SMR 파운드리(외부에서 설계를 넘겨받아 생산하는 것) 도시를 꿈꾸고 있다. 세계적으로 SMR 관련 80~90개의 노형이 개발 중인데, 창원이 SMR 제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방사성폐기물 시설 건설이 본격화되면 사업의 40%~50%가 기계 산업과 관련이 있어 창원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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