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도 안 나와" 믿을 건 내 자동차?…중저신용자 몰려간 곳

황예림 기자 2024. 7. 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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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가 자동차담보대출(이하 자담대)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자담대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의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자담대 취급을 늘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멈춘 건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건전성에 집중하기 위해서인데 자담대는 차량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부실위험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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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다 자동차담보대출 한도조회 추이/그래픽=윤선정

중저신용자가 자동차담보대출(이하 자담대)로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대출플랫폼은 밀려드는 자담대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최근 자담대 신청시간을 야간으로 확대했다.

7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대출 비교·중개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페이·핀다는 최근 입점사의 자담대 상품 운영시간을 야간으로 확대했다. 자담대는 본인 명의로 된 차량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카카오페이는 24시간 운영을 지원하는 상품을 기존 KB캐피탈·웰컴저축은행의 자담대 상품에서 상상인저축은행·스마트저축은행·전북은행 상품으로 확대했다. 핀다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담대를 신청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밤 11시까지 가능하고 밤에도 대출금이 당일 입금된다. 핀다는 추후 자담대 운영시간을 24시간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대출플랫폼이 금융사와 손잡고 자담대 야간신청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는 최근 자담대 수요가 늘어서다. 올 1~5월 핀다에서 자담대 한도를 조회한 건수는 1125만건으로 지난해 상반기(492만건)와 비교해 129% 급증했다. 올 1~5월 한도조회 건수 중 4~5월 두 달간 조회된 건수만 552만건으로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2분기 들어 자담대 수요가 더 빨리 증가하는 분위기다.

자담대를 이용하는 사람은 주로 중저신용자다. 자담대는 차량만 소유하면 소득조건과 상관없이 받을 수 있어 대부분 중저신용자가 찾는 2금융권에서 운영한다. 자담대는 신용대출보다 한도가 많이 나오지만 금리는 높은 편이다. 지난달 저축은행이 신규취급한 자담대 금리는 9.80~19.99%였다.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자담대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올 1분기 민간중금리 대출을 신규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500점대 구간에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11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곳에서 31% 줄었다. 1분기 민간중금리 대출 신규 취급액은 1조6685억원으로 신용대출을 중단하기 전인 2022년 1분기(2조7562억원) 대비 65% 감소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의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자담대 취급을 늘리기도 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멈춘 건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건전성에 집중하기 위해서인데 자담대는 차량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부실위험이 덜하다. 이로 인해 웰컴·상상인·스마트저축은행 등은 올해부터 자담대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며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핀테크 관계자는 "자담대는 소득이 없거나 신용점수가 낮아도 대출이 가능하다 보니 카드론, 보험사의 약관대출과 비슷하게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며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재개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자담대를 찾는 움직임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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