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말기암 극복→알츠하이머 판정...눈물없이 볼 수 없는 부부 이야기

(MHN스포츠 서예은 인턴기자) 8일 '인간극장'에서 아내의 공으로 말기 암을 극복한 남편과 이후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아내의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KBS '인간극장'은 보통 사람들의 실제 삶을 밀착 취재하여 제작한 휴먼다큐 프로그램이다. 2000년 5월부터 방영된 '인간극장'은 매주 주중 아침 우리의 곁을 지켜왔다.

이번 방송에서는 '괜찮아요 옥경씨'가 방송된다. 경북 영덕의 깊은 산속에 거주하는 73세 송학운과 65세 김옥경 부부는 어디서나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잉꼬부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 뒤에는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감동적인 사연이 숨겨져 있다. 바로 아내 옥경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상태다.

남편 학운은 30년간 체육 교사로 일하며 건강에 자신이 있었지만 어느 날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남은 시간이 6개월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자연에서의 치유를 선택했다. 그때 남편을 살린 이는 바로 아내 옥경이었다. 남편을 위해 독사가 나온다는 산에 올라 나물을 뜯고, 밤낮없이 자연식을 연구하며 남편에게 먹였다. 이러한 아내의 사랑과 희생 덕분에 학운은 기적적으로 암을 이겨냈다.

그러나 남편을 살린 아내 옥경의 건강에 어느 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옥경은 좋아하던 요리를 귀찮아하고, 음식의 간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며, 자주 길을 잃는 일이 빈번해졌다. 남편을 위해 헌신했던 아내가 이제는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치매 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학운은 이러한 불행을 받아들이고 아내의 손발이 되기로 결심했다. 요리에 손끝 하나 대본 적 없던 그는 서툰 솜씨로 처음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 있는 음식은 김치찌개뿐이었지만 딸에게 요리법을 배우며 매일 아내의 식사를 챙겼다. 아침에 일어나 옥경을 씻기고 손발톱을 깎아주는 것도 이제는 그의 일상이 됐다.

과거 가부장적이었던 학운은 이제 누구보다 다정한 남편이 됐다. 아내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지 않던 그는 옥경의 볼을 다정하게 쓰다듬고 아내를 아기처럼 보살피며 사랑을 되돌려주고 있다.

한편 학운이 말기 암을 극복한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부부를 찾아왔고 이에 부부는 교육원을 설립했었다. 땅을 사는 데 10년이 걸렸고, 민가가 없는 산속에 자리를 잡으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무리한 주방일 탓인지 옥경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말았다.

이제는 딸 현주가 엄마의 뒤를 이어 자연식 요리를 하고 있다. 직접 기른 제철 채소와 전통 발효장을 사용하여 건강한 자연식 밥상을 차려내고 있다. 현주에게 엄마의 음식들은 엄마와의 추억이기에 힘들어도 정성과 마음을 다해 요리하고 있다.

옥경의 헌신적인 삶을 잘 아는 가족들은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예전에 살던 곳을 여행을 떠나고 바닷가를 걸으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옥경의 헌신을 잊지 않고 현재의 옥경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족들의 바람이다. 가족들은 말한다. "괜찮아요. 옥경 씨, 우리가 기억할게요."

한편 '인간극장'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7시 50분 KBS1에서 방송된다.

사진= KBS1 '인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