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오늘 하와이 美인태사령부로 출국…'안보외교' 총력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번 순방 계기에 미국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방문한다. 나토 회원국들과 연쇄 양자 회담도 열고 인도태평양(인태) 4개국 파트너(IP4,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회의 역시 따로 진행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으로 안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탄탄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나토와 인태를 아우르는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8일 '2024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박5일 일정으로 출국해 10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한 데 이어 지난해(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와 올해 3년 연속 참석하고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은 8~9일 미국 호놀룰루부터 방문한다. 8일 오후에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안장된 미 태평양국립묘지(펀치볼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하와이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9일 오전에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사령관으로부터 군사안보 브리핑을 받은 뒤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곳은 과거 1981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찾은 바 있다. 2018년 태평양사령부가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명된 후에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첫 방문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인태사령부는 주한미군도 관할하고 있어서 한반도 안보 수호에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인태 지역 내 항공모함, 전략핵추진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주요 전략 자산 전개를 건의할 권한과 운용의 책임을 보유해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핵우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인태사령부 방문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결속을 과시하고 인태 지역 평와와 번영을 위한 한미 협력을 한 단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놀룰루를 떠난 윤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에 도착해 5개 이상 나토 회원국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체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와 회담하고 나토 사무총장과도 같은 날 오후 면담한다. 이들 국가와는 방산과 원전, 인프라 분야에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에는 정상회의 개최국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주최의 친교 만찬에 참석한다.
11일 오전에는 IP4 국가들과 별도 회동을 하고 이어 32개 나토 동맹국, IP4, EU(유럽연합)가 참석하는 '나토 동맹국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나토가 유럽과 미국의 5개 싱크탱크와 공동 주최하는 '나토 퍼블릭 포럼'에 참석해 연사로 나선다. 윤 대통령은 인태세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350여명의 청중과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순방은 '안보'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러북조약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 등이 반영됐다. 김 차장은 "대한민국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그리고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과 IP4 국가들은 대서양과 인도 태평양 지역이 공동으로 마주한 도전에 맞서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수호를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3년째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회복을 위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또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 동맹국들과 IP4 파트너 간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IP4 나라들과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우리 정부는 유사시 상호 군사지원을 포함한 러북조약이 체결되자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의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고 있지만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주제는 유럽과 인도 태평양의 안보 이슈이고 진행되는 전쟁이고 이것과 관련한 IP4와 나토 협력의 강화인데 한일 관계, 한미일 관계, 한미 관계를 별도로 떼어내서 정상회담을 할 여유와 시간이 있을지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며 "하반기 한두 개의 중요한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담이나 한국, 일본, 미국의 정상이 개별적으로 만날 기회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서 이번에 꼭 세 가지 모두를 성사해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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