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프리즘]與 당대표 선거 '채 해병·김 여사'에 달렸다

김정남 2024. 7.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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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훈 후보를 비롯해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역대 유례없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아직 모든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6월 중순만 하더라도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으로 기울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대모(어차피 대표는 모르겠다)’ 쪽으로 변화되는 양상이다. 결과는 둘째 치고 선거 과정은 그렇다. 우선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성격이 ‘친윤’ 대 ‘친한’ 구도로 구분되고 친윤으로 분류되는 세력의 한 후보 공격이 점차 더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한 후보에게 독설을 퍼붓고 있고 TK 지역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철우 경북지사는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한 후보를 ‘일정상’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부산의 김대식 의원 또한 PK 지역을 방문한 한 후보를 ‘패싱’했다.

이번에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가 등장했다. 지난 총선 기간 중에 김 여사가 총선에 자신의 이슈가 총선 판세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내용은 읽었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읽씹(읽었지만 씹어버림)’을 했다는 설명이다. 관련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가 당시 한 위원장에게 지난 1월 5차례 메시지를 보내 ‘명품백 수수’ 대국민 사과 의사를 밝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추가적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당무 개입으로 많은 분들이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뜨거운 이슈가 계속 올라오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어대한’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리서치뷰 자체 조사로 6월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3.1%포인트 응답률 2.6%,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봤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동훈 후보가 68%의 지지를 얻었다. 한 후보의 지지도는 원희룡 후보(18%), 나경원 후보(7%), 윤상현 후보(3%) 등 다른 세 후보의 지지도를 합산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20%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 중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 후보가 분명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당 대표 선거의 80%를 책임지는 당원들의 표심은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그 첫 번째 변수는 ‘채 해병 특검법’이다. 이 특검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 여론이 아니라 채 해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배신 여부로 인식되는지가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본 회의에서 전격적으로 21대 국회보다 더 강화된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비슷한 시기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소추안 발의 국민 청원 동의자가 100만을 돌파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채 해병 특검법 찬성은 윤 대통령 탄핵 주도로 인식되는 성격이 있다. 한 후보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이 등장하고 있다.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한 후보의 태도가 배신에 해당한다는 설명인데,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이 얼마나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다.

또 하나는 ‘김 여사의 문자’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총선 당시 매우 민감한 이슈였다.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다. 김 여사가 당시 한 위원장에게 어떤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는지, 그리고 한 위원장이 그 문자를 보고 어떤 판단을 했는지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있다. 바로 그 중대한 이슈를 놓고 기본적으로 비대위원들과, 더 확대한다면 당의 중진들과 상의하지 않았는지 여부다. 김 여사가 문자를 보냈다면 적어도 윤 대통령과 사전 의논은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당내에서 협의하고 대통령실과 조정해 김 여사 대국민사과를 할지 또는 말지 여부가 결정됐어야 할 텐데, 이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은 아직 한 후보 측으로부터 나오지 않고 있다. 김 여사의 총선 문자 역시 당원들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채 해병’과 ‘김 여사’ 이슈가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택하는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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