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저지-외교갈등 번진 유로축구 ‘늑대 경례’

김보라 기자 2024. 7. 8.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15일부터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대표팀과 응원단의 '늑대 경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경찰은 튀르키예 축구 팬들이 이날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를 앞두고 응원 행진을 하며 늑대 경례를 하자 이들을 저지했다.

3일 튀르키예 외교부는 페저 장관의 성명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독일대사를 불러 늑대 경례는 향후 외교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獨 경찰 “극우 메시지” 행진 막아
튀르키예 외교, 독일대사 초치
‘늑대 경례’ 선수 2경기 출장 정지


지난달 15일부터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대표팀과 응원단의 ‘늑대 경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늑대 경례는 엄지, 약지, 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이다. 튀르키예에선 신성시하는 동물인 늑대를 표현하는 제스처로 통하지만, 유럽에선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늑대들(Grey Wolves)’의 인사법으로 여겨진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경찰은 튀르키예 축구 팬들이 이날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를 앞두고 응원 행진을 하며 늑대 경례를 하자 이들을 저지했다. 경찰은 “팬들의 응원 행진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로 2024 중 늑대 경례는 2일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처음 논란이 됐다. 당시 튀르키예의 메리흐 데미랄이 골 세리머니로 늑대 경례 동작을 취한 것.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경기 뒤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은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데미랄에게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데미랄은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회색늑대들은 1968년 결성됐고 아르메니아인과 쿠르드인 등 반튀르키예 성향이 강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켜 왔다. 프랑스에선 불법 단체로 규정됐고, 독일에선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감시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늑대 경례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3일 튀르키예 외교부는 페저 장관의 성명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독일대사를 불러 늑대 경례는 향후 외교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5일 튀르키예 대표팀의 8강전 관람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며 “데미랄은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