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판장 또 등장… 진흙탕 與 전대

‘김건희 문자’ 놓고 갈등 증폭

윤상현(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친윤계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6일 한동훈 후보의 당 윤리위 제소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추진했다. 다른 당협위원장들의 반발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한 후보 측은 “친윤계의 노골적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반격했다.

‘문자 메시지’ 논란은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디올 백’ 수수 문제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무시당했다는 내용이다. 친윤계는 한 후보 처신을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연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연판장’을 추진했고 7일 한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려 했다. 이를 주도했던 이들은 다른 당협위원장들에게 전화해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릴지 여부를 물었다고 한다. 이 기자회견은 당 전당대회 선관위의 제동으로 열리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후보를 제외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한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 측은 일부 친윤 의원과 원희룡 후보 측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기자회견 추진은) 저희 캠프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작년) 연판장 주동자들이 지금 특정(한동훈) 캠프의 핵심 멤버들인데, 이들이 ‘연판장 프레임’을 짠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50명 가까운 초선 의원이 나경원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다. 그 결과 나 의원은 불출마했고 친윤계가 지지한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됐다. 윤심(尹心)이 작용한 결과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