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나경원·이준석 밀어낸 ‘연판장·윤리위’ 모두 동원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일 때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한 후보 거취를 둘러싼 충돌로 번지고 있다. 친윤계 일각에서 “해당(害黨) 행위를 했다”며 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 서명을 추진하고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언급하고 나오면서다. 이에 한 후보는 “부당한 전당대회 개입”이라며 맞섰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지난 총선 때 친윤계 일부가 한 후보 축출을 시도한 일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한 후보에 대한 복합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연판장’은 작년 3·8 당대표 선거 때 나경원 후보 출마를 막고, ‘윤리위 징계’는 2022년 이준석 당시 대표를 축출하기 위해 친윤계가 동원한 수단이란 것이다.
‘한 후보 사퇴 요구 연판장’ 움직임은 지난 6일 낮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가 주최한 당대표 후보 미팅에서 불거졌다. 일부 당협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한 후보 사퇴 요구 회견에 동참해 달라’며 설득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이후 친한계로 꼽히는 김준호 당협위원장이 당협위원장 대화방에 “(일부 인사가) 현재 당협위원장들에게 전화 돌리며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기자회견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제2의 연판장 사태를 또 보고 싶으냐”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김종혁 조직부총장도 “모 후보와 가까운 분들의 전화를 받았는데 7일 오후 3시에 한동훈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할 건데 ‘회견장에 참가한다’ ‘이름만 올린다’ ‘다 안 한다’ 중 선택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한 후보 사퇴 요구 회견은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인 ‘성찰과 각오’ 일부 멤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당협위원장은 “조광한·이상규·박종진 당협위원장 등에게서 관련 연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들 모두 ‘성찰과 각오’ 소속이다. 이상규 위원장은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정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에 공감한 몇 명이 모여 함께 연락을 돌리게 된 것”이라며 “연판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또 다른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 ‘첫목회’는 성명을 내고 “연판장 등 분열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도 연판장 움직임에 대해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줄 세우기’ 등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경고했다. ‘성찰과 각오’ 소속 박종진 위원장은 ‘연판장’ 논란이 커지자 전당대회 선관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선관위는 박 위원장을 ‘주의’ 조치했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후보는 6일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 해당 행위 여부’와 관련해 “당 윤리위에서 심의하게 되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7일 ‘한 후보 사퇴 연판장’ 논란이 벌어지자 원 후보는 “저희 캠프와 관련은 전혀 없다”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 공개를 두고 “비정상적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이슈를 피하고 자기의 답변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끌어들이는 행동”이라며 “(한 후보가) 지금 루비콘강을 이미 건넜거나 건너가고 있다”고 했다. 한 후보에게 문자메시지 공개도 요구했다.
한 후보는 7일 친윤계의 연판장 추진을 놓고 “여론이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을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이후 이날 3시로 예고됐던 ‘한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후보는 지난 1월 대통령실에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받았을 때도 “부당한 당무 개입”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 후보는 지난 5일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일 때)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들을 따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날 JTBC에서 관련 질문에 “(논의 상대는)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인척”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원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거짓말”이라며 “제 가족 누가, 어떤 후보 공천에, 어떤 논의나 관여 비슷한 거라도 했다는 것인지 밝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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