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부 송기자의 윔블던 현장 취재기 #4 '승리로 보답한 주니어 노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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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영국의 올잉글랜드클럽 11번 코트에서 한국의 주니어 노호영(오산 GS.25위) 선수가 상대 맥스웰 엑스테드(미국 28위)를 6-2 6-3의 스코어로 가뿐하게 이겼다.
경기를 마친 노호영 선수가 코트 밖으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사인을 해 달라고 줄을 섰다.
한국 주니어 장가을 선수의 경기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기자는 17번 코트와 11번 코트를 여러 차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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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송선순 객원기자] 7월 6일, 영국의 올잉글랜드클럽 11번 코트에서 한국의 주니어 노호영(오산 GS.25위) 선수가 상대 맥스웰 엑스테드(미국 28위)를 6-2 6-3의 스코어로 가뿐하게 이겼다. 노호영 선수의 포핸드는 묵직했고 침착했다. 백핸드 투핸드와 원핸드 슬라이스를 적절하게 병행하여 상대 선수를 압박했다. 경기 내내 먼발치에서는 IMG 소속 코치와 복식 단짝인 튀르키예 아타칸 카라한 선수가 지켜보고 있었다. 노호영 선수가 승리의 샷을 마무리 짓고 송곳니가 나오도록 웃는 모습이 듬직하고 아름다웠다.
영국의 올 잉글랜드 클럽 경기장은 매우 바쁜 하루였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여러 차례 거듭되어 경기가 중단되면서 관객들의 끈기와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이 윔블던 성전 안으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7시간 이상 기다려 줄을 서서 표를 사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가 남다른 윔블던에서 꼭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돈과 시간을 과감하게 투자한 세계 곳곳에서 온 관전자들은 거친 비바람에도 요동하지 않았다.
현지시간 오후 7시에 시작한 노호영 선수의 경기 도중에도 비가 내려 다시 게임이 속개되기까지 한 시간 정도 소요되어 결국은 밤 9시에 경기를 마쳤다. 밤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고 응원하던 한국의 교포들이 달려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새롭게 느껴지는 뭉클함이 온 전신으로 번지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에서 유학 중인 여학생 3명은 비를 8번 맞아야 했다. 이른 새벽 큐잉하던 순간부터 비를 피하기보다는 그냥 그대로 우산을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기다렸다. 해가 뜨면 옷이 절반 마르고 또다시 내리면 젖기를 8번. 그 이후에 맛본 대한민국 주니어의 첫 승리는 어땠을까?
“너무 기뻐서 콧등이 시큰하다. 이른 새벽부터 7시간 줄을 서서 표를 사 들어왔는데 모든 피로를 한 방에 녹일 수 있는 엔돌핀이 돌게 한 승리였다!”
미국에서 온 한인 부부를 만났다. 누구를 응원하느냐고 했더니 미국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를 보기 위해서 날라왔다고 했다. 노호영 선수와 사진을 찍고 축하해주는 그 모습이 주변의 온도를 높였다.
고려대 테니스동아리로 활동 중인 남민우 학생이 맨체스터 근처 리지 대학에서 일부러 찾아왔다. 계절학기 강의를 듣는 중에 새벽부터 서둘렀다고 한다. 남민우는 “우리 한국의 젊은이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하고 앞으로 더욱 큰 선수로 활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경기를 마친 노호영 선수가 코트 밖으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사인을 해 달라고 줄을 섰다. 영국 유학중에 윔블던 근처에서 사는 시윤이와 재윤이 부모는 두 아들이 테니스를 하기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단다.
한국 주니어 장가을 선수의 경기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기자는 17번 코트와 11번 코트를 여러 차례 오갔다. 윔블던 역에서 밤 11시 36분 기차를 타고 윌튼에 있는 집에 도착하자 밤 12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다리는 뻐근했지만 참으로 뿌듯하고 특별한 하루였다.
포핸드를 구사하는 노호영
IMG 코치진
우천으로 인해 중단된 경기
화이팅을 외치는 노호영
고려대 테니스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남민우 학생
비가 오는 와중에도 경기를 보기 위해 자리를 지킨 유학생들
영국 유학 중 윔블던을 보러온 가족 관람객
노호영과 송선순 객원기자
글= 박상욱 기자(swpark22@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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