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 거절 못하는 규정?…돌고 돌아 홍명보, 울산의 상처는 커져만 간다 → 8일 브리핑 주목되는 이유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7.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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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가운데 울산HD는 이를 거절하지도 못하는 입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 내일(8일)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리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약 5개월 동안 이어진 대표팀 감독직은 숱한 후보들이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했던 가운데 최종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됐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은 선수로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13년도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소방수로 투입됐었고,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 항저우 뤼청을 거쳐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사로 행정가로 변신했다. 그러다 2021년부터 울산 지휘봉을 잡고 K리그 무대를 호령하며 지난 두 시즌(2022,2023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전까지 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홍명보 감독은 2014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대한축구협회
그간 대표팀 감독을 두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던 홍명보다. 지난 2월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계속해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불편하다”라고 말했고, 지난달 30일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를 앞두고는 “항상 같은 입장이다. 울산 팬들께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등 일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 임무를 떠맡았다. 지난 2일 유럽으로 출국해 후보군에 오른 구스타보 포옛, 다비드 바그너 감독을 만났고, 5일 귀국해 홍명보 감독을 만났다.

당시 울산을 이끌고 수원FC 원정에 올랐던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와의 만남 가능성 자체를 일축하기도 했으나, 같은 날 이임생 이사를 만나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받았고 홍명보 감독은 고심 끝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울산 김광국 대표이사는 대한축구협회가 미리 구단과 접촉한 사실을 알렸다. 김광국 대표는 MK스포츠와 통화를 통해 “사전에 대한축구협회와 교감하고 협의하는 단계를 거쳤다. 언제 만났고,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브리핑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에서 보여준 성취와 존재감이 대표팀 감독직 선정으로 이어지는데 커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다만, 울산 입장에서는 수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의 규정 및 규칙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내세운 각종 규정 중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의 선임)’ 내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해당 규정 1항에는 ‘각급 대표팀이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 등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기준에 따라 국가대표전력강황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어 2항에는 ‘협회는 제1항의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강압적인 모습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울산 또한 거부권이 없어 이를 거절할 수도 없는 입장인 셈. 홍명보 감독의 의사에 따라 거취 결정을 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부터 꾸준히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던 홍명보 감독에 울산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공식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지난 2월 당시 공식 성명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 해정의 책임을 더 이상 K리그에 전가하지 마라”며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다.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홍명보 감독 또한 계속해서 단호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이번 선택으로 수많은 팬들은 허탈함과 실망감에 빠지게 됐다. 과연 8일 열리는 브리핑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상처와 분노가 쌓인 울산 팬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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