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반간계(反間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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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줄행랑'이란 말이 있다.
병법에 관한 서른 여섯 개의 계책을 담은 '병법 36계' 중 마지막 계책을 이른다.
병법 36계는 6개 상황으로 분류해 각각 6개의 계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패전계에는 절대 열세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쓸 수 있는 5개의 계책이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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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줄행랑’이란 말이 있다. 병법에 관한 서른 여섯 개의 계책을 담은 ‘병법 36계’ 중 마지막 계책을 이른다. 병법 36계는 6개 상황으로 분류해 각각 6개의 계책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유명한 것이 전쟁에서 지고 있거나 절대 열세가 예상될 때 사용하는 계략인 패전계(敗戰計)에서 마지막 계책인 ‘주위상계(走爲上計)’다. 패배가 뻔한 전투는 할 필요가 없으니, 일단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패전계에는 절대 열세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쓸 수 있는 5개의 계책이 더 있다. 그중 본진을 비워두는 공성계(空城計)는 아군의 전력이 약한 척 위장해서 적을 본진으로 끌어들여 싸우는 전략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활용하는 셈이다. 또 자신을 희생하는 고육계(苦肉計)가 있다. 삼국지연의에서 적변대전을 앞두고 오나라 장수 황개가 스스로 채찍을 당하면서 조조에게 위장 귀순한 전술이 그것이다.
패전계에는 또 미인계와 연환계가 있다. 미인계는 말 그대로 미녀를 활용하는 계략이고, 연환계는 여러 계략을 연결해서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는 전략이다. 특히 전력이 열세일 때 많이 쓰였던 계략으로 ‘반간계(反間計)’가 있다. 첩자들에게 역정보를 흘려 적을 속이거나, 적 내부를 이간질해 적전분열(適前分裂)을 노리는 계책이다. 초한지에서 한나라 유방은 진평을 통해 항우와 범증의 사이를 틀어지게 해 초나라의 힘을 꺾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가 쟁점이 되고 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김 여사의 문자를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읽고도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른바 ‘읽씹 논란’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세 후보들은 배신자론을 내세우면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문자가 세상에 알려졌는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로인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문득 ‘반간계’가 떠오른 이유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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