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해외수주 상반기는 뒷걸음질…하반기에 만회할까?
상반기 공사비 감액으로 '마이너스' 수주
하반기 4곳 사업지 수주 기대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정원주 회장의 전폭적인 해외영업 활동에도 대우건설이 뚜렷한 해외수주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주 일정이 미뤄지면서 상반기까지 이렇다할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했다. 하반기 몰려 있는 4곳 가량의 사업지 수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7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1~5월 해외수주액은 753만8000달러 감소했다. 기존에 수주했던 일부 현장의 발주처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거나 공사의 일부를 다른 업체에 넘겨 수주액이 감소했다.
통상 해외수주 감액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수주가 이를 상쇄하면서 전반적인 증가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상반기 예상됐던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사업 계약 등이 미뤄지면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없었다. 올해 대형 프로젝트는 하반기로 모두 몰리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원주 회장은 상반기 베트남, 아프리카 주요 국가, 중앙아시아, 인도 등 다양한 해외사업지 확대를 위해 정상급 지도자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초청으로 방한한 베트남 팜민찐 총리와 베트남 5대 은행 MB Bank 류중타이 회장, 5대 그룹 소비코(Sovico) 그룹의 응웬탄홍 회장과 만나 도시개발사업·인프라·물류·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정상급과의 면담도 진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일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사미아 솔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을, 3일 조셉 뉴마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나이지리아 유수프 마이타마 투가르 외교부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신규 사업 확보를 위해 직접 해외 현장에 발품을 팔기도 했다.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과 캄보디아에 이어 올해 연초 인도를 직접 찾아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났다. 인도에선 댐무 라비 외교부 경제차관, 국영수력발전공사(NHPC) 경영진을 등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방문한 캄보디아에선 세이삼알 부총리 겸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해외 사업 확장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직후부터 정원주 회장이 내세운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이에 정 회장은 2022년부터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면서 직접 '영업맨'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우건설은 16억8566만달러(약 2조3000억원)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해 전년 1조8000억원 수준에서 크게 성장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미뤄지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조원의 해외 수주 목표액을 제시한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하반기 수주할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며 "하반기 3~4개 프로젝트 수주를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 가운데선 체코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가장 큰 규모다. 입찰 규모만 30조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지난달 29일 체코 원전 사업에 입찰했다. 이 현장은 이달 중 우선 협상 체결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외에 3분기 1조8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Al-Faw항 해군기지 사업 수주가 예상된다. 또 2~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리비아 원유·가스 정제시설 사업을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금액 미정) 등이 하반기 수주 전망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토목 현장 준공,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의 매출화 지연은 부정적"이라며 "주택 업황 개선 지연과 맞물려 해외 거점 국가, 투르크메니스탄 등 해외 신규 수주 지연은 주가 모멘텀 공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시장환경과 부문별 수익성을 감안했을 때 국내보다는 해외 수주 소식에 더 목이 마른 상황"이라며 "지난해 수주한 리비아 현장의 공사 지연과 신규수주 지연 등이 겹치며 올해 해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하반기 대규모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잔고 반등 여지는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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