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능 리더십으로 英 보수당 최악의 참패,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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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4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은 전체 의석 650개 의석 중 41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런데도 노동당이 압승한 건 보수당이 지난 수년간 위선과 내부분열, 무능 정치로 화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4·10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쇄신 없이 무기력증에 빠진 여당이나 습관적 탄핵과 입법 폭주로 날을 새는 야당이나 언제든지 영국 보수당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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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고물가, 공공부문 개혁 실패, 난민 급증 등 실정이 거듭되면서 민심이 집권 보수당에 등을 돌린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영국 국민의 심판이기도 하다. 오랜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고 이후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 경제난이 갈수록 심화했다. 그 사이 총리가 네 번이나 교체됐지만 총리실에서 술판을 벌이거나(보리스 존슨) 엉뚱한 감세정책으로 경제를 망가뜨리며(리즈 트러스)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리시 수낵 전 총리가 물가안정 등 나아진 경제여건을 틈타 총선을 석 달가량 앞당기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와 달리 스타머 총리는 강경 좌파의 낡은 틀을 깨고 중도 실용주의 전략으로 노동당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는 물·에너지 국유화와 아동수당 확대, 고소득자 증세 정책 등을 폐기하고 친기업 정책과 행정효율 등 과감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갔다. 1997년 총선에서 ‘제3의 길’로 노동당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블레어는 보수당 마거릿 대처 총리의 친기업 정책을 칭송하며 역동적인 시장경제와 일자리를 통한 복지를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블레어와 달리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 인기도 낮다고 한다. 그런데도 노동당이 압승한 건 보수당이 지난 수년간 위선과 내부분열, 무능 정치로 화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보수·진보·중도 가릴 것 없이 이념에 갇혀 변화와 개혁을 거부한 무능 정당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지 못하면 민심은 한순간에 떠나고 분노를 표출한다. 4·10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쇄신 없이 무기력증에 빠진 여당이나 습관적 탄핵과 입법 폭주로 날을 새는 야당이나 언제든지 영국 보수당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한국의 모든 정치세력이 영국의 이번 정권교체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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