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사태에 진흙탕 싸움 격화…與 당권경쟁 파행 치닫자 선관위도 나섰다
원외당협모임인 ‘성찰과각오’
회견 추진하다 역풍우려 취소
韓 “그냥 하라” 정면돌파 시사
연루 박종진은 선관위원 사의
元 “차라리 문자공개를” 공세
羅 “패배 브러더스의 진풍경”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인 ‘성찰과각오’ 구성원들 일부는 이날 오후 3시 한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취소했다. 성찰과각오 간사·부간사인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과 조광한 경기 남양주병 당협위원장 등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도 여기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날 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전화를 돌려 한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에 뜻을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 후보가 총선 때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사과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에 무응답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원외 당협위원장들 사이 반발이 커지면서 기자회견은 전격 취소됐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모인 채팅방에서는 “(김건희 문자 사태가) 후보를 사퇴시길 정도의 일은 아니다”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지만 어디까지 내려갈 생각이냐” 등 비판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한 후보와 친한계 인사들은 반격에 나섰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며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판장 사태는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50여명의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후보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사건이다. 한 후보는 전날에도 문자 사태에 대해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친윤계(친윤석열) 대표주자인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공세의 끈을 놓지 않았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며 한 후보를 직격했다. 원 후보는 “지금이라도 한 후보가 문자를 공개해 진실을 밝히거나, 아니면 사과하고 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차별화를 노렸다. 연판장 사태의 당사자였던 나 후보는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무책임한 아마추어’, 원 후보를 ‘무모한 아바타’에 빗대 비판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총선 참패 이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을 선보이는 전당대회가 돼야지 구태의연한 행태로 치러져선 안 된다”며 “(문자 사태) 논란에 대해 한 후보가 사과하고 원 후보도 자제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자 사태가 전당대회 갈등의 뇌관이 되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도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원외당협위원장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및 반대 여부를 묻는 행위는 금지한다”며 “당내 화합을 위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공지했다. 선관위는 한 후보 사퇴요구 기자회견 사태에 대해서도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기자회견 사태에 연루된 박종진 인천서을 당협위원장은 선관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박 위원장은 일부 당협위원장에게 한 후보 사퇴 기자회견 동참 여부를 물어본 인물로 지목됐다. 선관위는 박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는 대신 주의 조치를 내렸다.
국민의힘은 8일부터 광주·전북·전남·제주 권역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전국 5개 권역별 연설회를 연다.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이 모두 연설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10일에는 부산·울산·경남, 12일에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15일에는 대전·세종·충북·충남, 17일에는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에서 연설회가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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