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대, '김 여사 문자' '제2 연판장' 충돌…한 "한번 해보라", 원 "악의적 선동"
나·윤 "덤 앤 더머 같아…원·한 자제 촉구"
민주 "김 여사 전면에 등장하는 막장 드라마"
[서울=뉴시스] 이승재 신재현 기자 = 7일 여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자'를 둘러싼 국민의힘 당권주자 간 공방이 '제2 연판장 사태'로 번져 파문이 확산됐다. 야당은 "여당 전당대회가 막장드라마로 희화화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닌 공적으로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지난 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초선 의원 53명이 연판장을 돌려 당시 나경원 후보를 낙마시킨 '연판장 사태'를 빗댄 거다.
실제로 전날 저녁부터 일부 원외 인사들은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는 말도 돌았지만 비판 여론에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해당 선관위원에게 주의·경고 조치를 내렸고, 당헌·당규를 위배하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도 냈다.
원희룡 후보 측은 '제2 연판장' 사태와 자신들은 관련이 없다며 거리를 뒀다.
원 후보는 이날 부산 연제구 당원협의회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연판장 프레임 자체가 악의적인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한 후보 측을 겨냥해 "지난 연판장의 주동자들이 지금 특정 캠프의 핵심 멤버들"이라며 "진짜 연판장 사태의 주동자였던 사람들이 지금 사태를 연판장 프레임으로 짠다는 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사해 본 결과 (원외 인사들의 한 후보 사퇴 요구는) 저희 캠프와 관련이 전혀 없다"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총선 참패 책임을 놓고 부글부글하는 데서 일어나는 움직임들이 조직화 양상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사 저희를 지지하는 원외 위원장들도 오히려 저희와 당의 화합을 위해 도움이 안 되니 전면 중단하고 앞으로도 그런 시도를 하지 말라고 입장을 얘기했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후보는 두 후보의 공방이 격화되는 것에 대해 "덤 앤 더머로 보인다"고 했다.
나 후보는 이날 경주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뒤 취재진들에게 "한쪽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문제이고, 한쪽은 우격다짐을 하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양쪽이 충돌하고 있고, 줄 세우기 정치와 줄서기 정치로 가는 것"이라며 "이 문자 논란의 근원은 한쪽은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고, (다른 쪽은) 지금에 와서 원위위원장들이 공동으로 발표하느냐 하면서 예전과 같은 우격다짐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상현 후보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재점화된 당정 갈등의 장본인인 한 후보와 원 후보에게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괴멸적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총선 참패에 대한 성찰과.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 지지를 회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여당 당권주자 간 공방을 비판하면서 특검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 여사가 전면으로 등장하는 이상한 전당대회가 되고 있다"며 "진짜 문제는 뒤로 하고 서로 문자 하나에 진실공방까지 벌이는 기막힌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 대표 후보들을 향해서는 "김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어놓은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은 커녕, 오히려 ‘사과했으면 됐다’는 교언영색으로 김 여사의 곁가지만 정리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는 개사과 시즌2"라며 "윤석열 정권의 불공정과 비상식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 김 여사 방탄에 앞장섰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들의 처참한 인식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부인까지 '내게도 힘이 있다'며 전당대회를 또 사유화하려고 한다"며 "김 여사는 국민의힘에 어떤 당직도 없는 만큼 당무 개입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20만 명이 훌쩍 넘은 대통령 탄핵 청원의 뜻을 제발 헤아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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