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른 층간소음 갈등…골든 타임 ‘3개월’

김채린 2024. 7. 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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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적 스트레스로 불리죠.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기까지 합니다.

지난 10년간 목숨을 잃은 사람이 스무 명이 넘었습니다.

층간소음의 골든 타임, 석달입니다.

김채린 기자가 최근 10년간 판결문을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강아지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후, 모자를 뒤집어 쓴 남성이 계단으로 올라와 힘껏 병을 던지고 서둘러 사라집니다.

현관문을 발로 마구 차기도 합니다.

소음 피해를 호소하던 이웃 주민이었습니다.

[층간소음 보복 피해자/음성변조 : "저희가 없을 때 소리가 났는데도 저희라고만 계속 생각을 했던 거죠."]

처음엔 말로 시작된 항의.

3개월 뒤엔 물리적 위협으로 이어진 경우입니다.

결국 이 남성은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 5백만 원 처분을 받았습니다.

[층간소음 보복 피해자/음성변조 : "이 사람이 지금이야 그냥 이렇게 병을 던지고 발로 차는 것에서 그치겠지만 분노 조절을 못 하면 또 혹시 모를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소음 갈등이 더 극단적 범죄로 비화하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이웃 사이 소음 갈등으로 촉발된 살인 사건 판결문을 전수 조사했더니, 모두 22명이 살해됐습니다.

피해자가 위독했던 경우를 더하면 희생자는 35명까지 늘어납니다.

[김성희/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인원이, 1년에 적게 잡아도 3~4명 정도가 살해당하고 있는 거죠."]

소음 분쟁 살인 사건의 72%는 범행 전 피해자와 가해자의 갈등이 석 달 이상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 : "서로가 (항의를) 이렇게 주고받는 시간들이 통상적으로 몇 개월이 흘러가요. 정말 짧게 잡으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까지는 저희들은 '층간소음 골든타임'이라고 그러는데."]

골든 타임 안 공권력이나 행정당국의 적극적 개입이 최악의 사태를 막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성희/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 "스토킹이라든가 가정폭력과 같이 적극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피해자 신변 보호를 하고."]

경찰에 접수되는 층간 소음 신고는 하루 100건 이상.

90% 이상은 반복 신고인 만큼, 층간 소음 112신고 코드 신설 등 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영상편집:김지영/화면제공: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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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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