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소나기
비가 내리고 그치는 시간이 반복된다. 여기저기서 배경음악처럼 비에 관한 노래들이 쏟아진다. 올해 장마철은 이클립스의 노래 ‘소나기’가 대세다. 종영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tvN)에서 택배 일을 하는 주인공 류선재(변우석)가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고 있을 때 교복 입은 임솔(김혜윤)이 뛰어와 노란 우산을 씌워준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랑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그것처럼 슬프고도 아름답다. 그 영상 등을 배경으로 흘러나왔던 노래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치지 않기를 바랐죠/ 처음 그대 내게로 오던 그날에/ 잠시 동안 적시는/ 그런 비가 아니길/ 간절히 난 바라왔었죠(중략) 그대는 선물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홀로 선 세상 속에/ 그댈 지켜줄게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밴드 이클립스의 노래다. 이클립스의 보컬 류선재가 데뷔 전 첫사랑 임솔을 떠올리며 쓴 자작곡이다. 뛰어난 음악성이나 가창력을 갖춘 노래는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여러 차례 부른다. 변우석이 불러서 드라마 OST로도 출시됐다.
놀랍게도 이 노래는 빌보드 ‘글로벌 차트 200’에 진입하더니 국내 차트에서도 쟁쟁한 아이돌그룹 노래 사이에서 5위권을 오르내린다. 로이킴, 폴킴, 임한별 등 가수들이 부른 커버곡도 덩달아 인기다. 정식으로 앨범을 낸 가수가 부른 노래도 아닌데 이런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마치 소설 <키다리아저씨>의 주인공을 닮은 듯한 변우석은 단숨에 여심을 흔드는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아무튼 갑자기 쏟아지는 여름날의 소나기는 사랑을 부르는 마법의 주문임에 틀림없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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