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홍 엔딩', 홍-황 노리다 욕먹고 '5개월 허송세월' 축협

김성수 기자 2024. 7. 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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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홍명보(돌돌홍).'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홍명보-황선홍 감독 등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에 올렸던 대한축구협회는 여론의 반발에 외국인 감독들과 협상하는 듯하더니 결국 홍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그러자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이후 2차 회의에서 3월 A매치를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 치르기로 방향을 바꿨고, 3차 회의에서 황선홍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A대표팀 2경기 임시 감독 겸임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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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돌고 돌아 홍명보(돌돌홍).'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약 10년 만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홍명보-황선홍 감독 등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에 올렸던 대한축구협회는 여론의 반발에 외국인 감독들과 협상하는 듯하더니 결국 홍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결국 5개월의 시간만 헛되이 쓴 꼴이 됐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재직 당시 홍명보 감독. ⓒKFA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감독을 차기 국대 감독으로 내정했음을 알렸다. 8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에 걸쳐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지난 2월20일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를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이 결정됐는데,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내국인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그러면서 홍명보 울산 감독을 시작으로 서울의 김기동, 제주의 김학범, 광주의 이정효 감독 등 현직 K리그 팀 사령탑들의 이름이 언급됐다.

시즌 종료 직후도 아닌, 전지훈련 구슬땀을 다 흘리고 3월1일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이름이 언급되니 감독도 팀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2월26일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사령탑들은 임시 감독 후보로 언급된 것에 불편함을 느꼈고, 구단과 팬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다. 그중에서도 이미 대표팀 감독 경력이 있고 축협에서 가장 원하는 후보로 알려졌던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데, 지속적으로 이름이 거론돼 굉장히 불편했다"고 말했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설레던 각 구단 팬들도 하루아침에 감독을 잃을 위기에 반발하며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자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이후 2차 회의에서 3월 A매치를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 치르기로 방향을 바꿨고, 3차 회의에서 황선홍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A대표팀 2경기 임시 감독 겸임을 발표했다.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태국과의 3월 월드컵 2차 예선 두 경기를 1승1무로 마친 황 감독이 당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는 것은 U-23 아시안컵 전부터 알 수 있었다. 대표팀 새 감독 선임을 맡았던 정해성 당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4월2일, 감독 후보군 브리핑에서 "황 감독이 태국 2연전에서 손흥민부터 이강인까지 선수들을 아우르고 모든 부분을 식사 훈련 둥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위원장으로서 '원팀'을 만들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정작 중요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해 여론의 부정적 반응을 받으며 A대표팀과는 더욱 멀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후 6월 A매치를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로 치르며 정식 사령탑 선임 시간을 다시 벌었다. 그렇게 다수의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협상을 하는 듯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초장부터 언급됐던 홍 감독을 내정했다.

결국 2월에 욕먹었던 '현직 감독 빼 오기 전략'을 지금에야 실행한 것. 대한축구협회가 애초에 후보로 생각했던 홍 감독을 내정함에 따라, 지난 5개월간 두 번의 임시 감독을 쓰고 수많은 국내외 감독 후보들을 만나러 다닌 시간은 사실상 성과 없는 허송세월로 남고 말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KFA

홍 감독을 울산에서 빼내올 생각을 하다 욕을 먹은 대한축구협회가 돌고 돌아 결국 홍 감독을 선택한 어지러운 상황. 이 과정을 지켜본 한국 축구 팬들은 피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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