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관리 미흡… 정부 차원 연구·대책 필요”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⑦]
표면뿐 아니라 하층부도 호흡기 흡수 우려
아이들 공간, 동일 규제 기준 가져야 합리적
타 기관 의존 말고 교육부 자체 인프라 갖춰야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에서 발암물질과 다수의 유해 물질이 검출돼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본보 1일자 1·2·3면 등 연속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문제가 된 교육기관의 바닥재 교체, 전수조사 등 중장기적인 대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K-ECO팀은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영욱 부소장은 지난 2016년 인조잔디 운동장과 육상트랙에서 불거진 우레탄 사태 당시에도 납 성분에 대한 위험성을 제시하며 대책 마련에 대해 자문한 바 있다.
이날 임 부소장은 “정부 차원의 연구와 대책 마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Q.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는데.
A. 이번 경기일보 보도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탄성포장재 원료는 성분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제조 과정이나 이를 재생시키는 과정에서도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밖에 없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해서는 화학물질의 사용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준이나 규제가 필요하다.
기준이라는 것은 ‘모두한테 안전하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일반적으로 어느 수준의 독성으로부터 피해를 일반화시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 기준마저 넘어버린 상황에 대해서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현재는 “사람한테 노출되는 양이 적으니, 겉으로 흡수되는 양만 시험하면 되지 않느냐”는 기조하에 최소한의 안전 농도를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한테 노출이 될 때는 표면에서 묻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호흡기를 통해 흡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면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Q. 어린이 놀이터는 인조잔디 운동장이나 육상트랙에 비해 사후 관리가 미흡한데.
A.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이들이 움직이는 공간은 모두 동일한 공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활동하는 공간은 동일한 규제의 기준을 갖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발암물질과 유해 물질에 대한 흡수는 빠른데 대사는 못 시키는 연령대다. 결과적으로 아주 낮게 규제하거나 관리를 해도 아이들한테서 먼 훗날 그 독성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
따라서 놀이시설이나 놀이터라고 해서 그 규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관리상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의 노출에 대한 부분을 최소화해 주는 논리로 본다면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Q. 어린이 놀이터 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 당국이 수립할 수 있는 대안은.
A. 교육부의 영역에서의 한계 중 하나는 ‘관리’ 능력이다. 기준을 만들었지만, 만들어진 기준을 유지 관리할 만한 인프라나 인력이 없다. 행정력만 갖추고 있어 기준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이 기준이 올바른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할지에 대한 모니터링 등의 기능은 전혀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시설 투자는 했지만, 투자된 시설이 올바로 운영되고 있는지, 현재 문제가 없는 지에 대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데, 단순히 기준을 부여, 제시하기만 하니 결과적으로 이것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운영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초등학교와 유치원 내 탄성포장재 유해성의 논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환경부나 보건복지부에 의존적인 교육부의 태도 때문이다. 타 기관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질 수 없었을 뿐더러 올바른 방향성을 구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고 좀 더 선순환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교육부는 아이들과 같은 미래 세대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꾸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게끔 연구 기능을 강화한 자체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경기일보가 탄성포장재 놀이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확한 연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 놀이터를 아이들이 활동할 건강한 공간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곽민규 PD rockmanias@kyeonggi.com
민경찬 PD kyungchan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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