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버티기 모드 “주님이 그만두라면 사퇴”
트럼프는 “캠페인 계속하라”며 바이든 조롱
대선 TV 토론 참패로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이어진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여러 일정을 치르며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바이든은 5일(현지 시각) ABC방송과 22분간 인터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한 뒤 첫 TV 출연이었던 만큼 유권자들의 불안감 잠재우기에 주력했다. 편집 없이 녹화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토론 당시) 심한 감기에 걸렸다. 몸이 너무 안 좋았고, 준비 측면에서 본능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면서도 “나는 차기 대통령직을 충분히 수행할 만큼 건강하다”고 했다.
민주당 전·현직 지도부가 직접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면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엔 “전능하신 주님(the Lord Almighty)이 강림하셔서 ‘경주에서 물러나라’ 하시면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이런 가정에서는, 주님은 강림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는 고령 우려를 털고자 인지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엔 “나는 (국정 운영을 통해)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은 “지난달 토론만큼 나쁘지는 않았지만 답변은 두서없었고 원론적이었고,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라는 민주당원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든은 같은 날 경합지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한 중학교를 찾아 “일부 인사는 (경선) 투표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선거에서 밀어내려 한다”며 “하지만 난 선거를 계속 뛸 것이고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했다. 이어 “(내) 나이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난 내가 마흔 살처럼 보인다는 걸 안다”고도 했다.
바이든의 이런 행보에도 민주당 내 위기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7일 오후 하원 지도부급 의원들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9일 비공개 총회를 열어 대선 후보 교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당내에서 커지고 있는 ‘교체론’이 공식 의원 행사에서 터져 나올 수 있다”며 “후보직 교체를 공개 요구하는 의원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과 경쟁하는 트럼프는 6일 소셜미디어 글에서 “슬리피 조(Sleepy Joe)는 미국을 파괴하고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캠페인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슬리피 조(졸리는 조)’는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붙인 별명이다. 이미 지지율이 하락 중인 바이든이 대선을 완주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는 최근 바이든이 사퇴해선 안 된다는 발언을 잇따라 한다는 관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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