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마음 잡은 프로야구, 사상 첫 천만관중 기대[줌인]
지난 3월 23일 막을 올린 2024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전반기를 마친 프로야구는 누적관중 605만7323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소 경기인 418경기 만이다. 종전 최소 경기 600만 관중 기록인 2012년 419경기를 1경기 앞당겼다.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은 2017년 840만688명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4491명이다. 후반기 남은 경기는 302경기다. 단순 계산해도 ‘꿈의 1000만 관중’ 돌파를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
△KIA·LG·롯데 등 인기 구단 선전…역대급 순위 경쟁 눈길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급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표가 바뀐다. KIA부터 최하위 키움의 승차는 겨우 13경기. 현재 10개 구단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팬들이 더 열렬히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는 이유다.
인기 구단의 선전은 리그 전체 흥행에 불을 지폈다. 7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IA의 돌풍이 가장 눈에 띈다. ‘전국구 인기구단’ KIA는 전반기 69만2744명의 홈경기 관중을 유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7%나 상승했다. 관중 숫자로는 서울 연고팀인 두산베어스(82만126명), LG트윈스(72만5538명)에 이어 3위다.
역시 전반기를 4위로 마친 삼성라이온즈(69만2048명, +43%), ‘특급 에이스’ 류현진이 복귀한 한화이글스(49만1560명, +48%) 등도 관중몰이에 앞장선 팀들이다. NC다이노스(+41%), 두산베어스(+40%) 역시 지난해 대비 40% 이상 관중이 늘었다.
새로운 스타의 등장도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다.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제2의 이종범’ 김도영(KIA)을 비롯해 윤동희(롯데), 김영웅(삼성), 황영묵(한화) 등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야구는 꼰대 스포츠?’ 젊은 팬들이 흥행 이끈다
야구는 규칙이 복잡하고 경기 시간도 다른 종목에 비해 길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선 ‘나이 든 꼰대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여러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야구를 가장 열심히 보는 세대는 ‘40대 이상 남성’이었다.
한국도 얼마 전까진 그랬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장년층’ 남성들이 주된 팬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확 달라졌다. 최근 프로야구의 흥행 돌풍을 이끄는 주체는 ‘20대’, 그리고 ‘여성’이다.
LG, KIA, SSG, KT, 삼성, 한화의 야구 티켓 판매를 대행하는 티켓링크가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대의 구매 비율이 지난해 33%에서 올해 38.1%로 크게 올랐다. 반면 다른 연령대 비율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졌다.
키움과 두산의 티켓을 판매하는 인터파크 역시 20대 점유율이 42.1%로 가장 높았다. 불과 5년 전인 2019년 20대 점유율 21.8%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한국에서 야구가 ‘젊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성 관중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티켓링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여성 관중의 비중은 54.4%로 남성(45.6%)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50.7%로 남성을 앞서기 시작한데 이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프로스포츠협회에서 발표한 2023년 관람객 통계자료에서도 조사 대상 여성 가운데 94.6%가 야구 직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은 89.1%로 여성보다 낮았다. 야구장 직관에 여성들이 훨씬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안준철 스포츠평론가 겸 커뮤니케이션학 박사는 “‘최강야구’ 등다양한 매체를 통한 스포츠 콘텐츠가 젊은 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며 “팬데믹을 거치면서 눌렸던 야외활동 욕구를 푸는 과정에서 야구장이 가성비 좋은 선택으로 자리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구단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키움의 경우 직접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상대로 야구 특강을 개최한다. 다른 구단들도 구단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하는 등 야구 외적인 재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야구계 내부에선 현재 인기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야구장에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잠깐의 유행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팬들의 마음이 떠나지 않기 위해선 좋은 경기력이 뒷받침되고 리그 구성원들이 야구 안팎으로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유 1리터가 고작 1900원" 요즘 마트서 불티난 '이것'
- 50대인데 자꾸 깜빡.. 이상민도 겪는 '경도인지장애' 증상 보니
- '팬텀싱어2' 성악가 조민웅, 사망 비보 뒤늦게 전해져
- 잘나가던 토종 브랜드의 추락.. 살길 찾는 ‘K밀폐용기’
- [단독]“○○○에게 당했다”.. 티켓사려다 33억 뜯긴 4천명
- '김태호vs나영석' 스타PD가 사는 집은? [누구집]
- ‘싸이 흠뻑쇼’ 광주 콘서트서 관객 4명 이송…온열질환 증세
- ‘데이트통장 2천만원’ 혼자 갖겠다는 황당한 남친, 어떡하죠[양친소]
- 정부, 상반기에만 한은 마통서 92조 빌려…역대 최대
- 신생아 딸 살해 후 쓰레기통에 버린 비정한 母[그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