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中부동산 위기, 시장 영향은 제한적

강현철 2024. 7. 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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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논설실장
중국 미준공 아파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금융센터 자료에서 재인용
국제금융센터 자료에서 재인용

요즘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 요인으론 부동산을 꼽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냉각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지방정부 또한 재정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을 설립, 국유 토지 임대료를 담보로 도로·항만 등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자금을 투자금 형식으로 조달하고 있는데 이 LGFV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발 위기의 현실화를 막을 수 있을까? 국제금융센터는 이에 대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중앙정부의 부양책 등으로 4분기부터는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2년 이상 부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선 일부 개발업체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 홍콩 법원의 청산 심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4월 기존주택 가격 상승률은 마이너스 0.94%(전월 대비)로 33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거래량은 마이너스 17.1%(전년 동월 대비)로 34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 대비 11.3%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경기지수도 92.0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2년 이상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30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건전성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가운데 16개 업체가 당국의 '3조 홍선'(3 Red Lines) 기준에 미치지 못했으며, 10개 업체는 3개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3조 홍선'은 지난 2021년 시행에 들어간 고강도 규제책으로 △선수금 제외 자산 대비 부채비율 70% 이하 △순부채비율 100% 이하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100% 이상 유지 등이다.

주요 30개 개발업체의 자산 대비 평균 부채비율은 2022년말 69.6%에서 지난해말 74.3%로 높아졌으며, 순부채비율 역시 102.4%에서 168.3%로 상승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됐다. 30개 업체 중 3조 홍선 기준에 1개 이상 부합하지 못한 업체는 14개이며 특히 쉬후이, 스마오, 수낙 등의 10개 업체는 3개 기준을 모두 미충족했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발표하지 않은 3개 업체를 제외한 27개 업체의 평균 매출은 작년 횡보세를 보였으나, 매출총이익이 둔화되고 평균 순이익도 -14억위안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헝다(Evergrande),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 등 대형 업체의 역외 채무 상환 실패와 홍콩법원 청산 심리 이슈 등도 부각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역내외채권 부도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개발업체의 역외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은 2021년 28.9%, 2022년 46.8%로 급등한후 2023년 28.0%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업체의 역내 평균 부실채권(NPL) 비율은 2019년 1.0%에서 2022년 말 4.4%까지 높아졌으나 2023년 상반기에는 4.5%로 횡보세를 보였다.

중앙 정부는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주택대출 금리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했다. 올들어 주택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하는 '화이트 리스트' 제도를 시행하고,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조건도 완화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화이트 리스트에 따라 1~2월 중 약 6000개 개발 프로젝트에 2000억위안(약 37조원)을 공급했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전체 주택 개발의 10%에 달한다. 또 지원 자금의 80% 이상을 국유기업이 아닌 민간 및 혼합소유기업에 배정했다. 산둥성, 광저우시 등의 주요 지방정부들은 2차, 3차 화이트리스트를 마련해 지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중국 당국은 금융기관에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대출 연장을 장려하고 기존의 개발업체 회사채 일부도 은행 대출로 전환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국유기업의 미분양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부양책을 시행중이다. 주택구매 계약금 비율을 무주택자는 기존 20~30%에서 15%, 주택 보유자는 기존 30~50%에서 25%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지난 2월에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oan Prime Rate)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5월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한선을 폐지, 주택 구입비용을 낮춰줬다.

지난해 8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를 20~60bp(1bp=0.01%포인트) 인하한 뒤 9개월 만에 추가 인하, 이에 주담대 평균 금리는 2021년말 연 5.6%에서 올 1분기 3.8%로 하락했다. 또 베이징, 상하이 등은 주택구매 자격요건을 완화하였으며, 부동산 사모펀드 시범사업을 추진해 해외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투자를 더 쉽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함께 헝다(Evergrande),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 스마오(Shimao), 완커(Vanke), 수낙(Sunac) 등 최근 이슈가 된 5개 대형 업체들의 부실은 투자 유치, 역외 채무자와의 구조조정 합의 등으로 정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5개사의 자산규모는 주요 27개 업체 자산의 39%를 차지한다.

국제금융센터 백진규 부전문위원은 "대다수 개발업체들이 단기간에 파산하지 않을 전망으로, 일부 업체의 불안이 지속되더라도 금융 시스템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소지가 크다"며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할 경우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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