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삶 더 팍팍해지는 서민들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 반영으로 기름값 올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외식물가 인상 도미노
장마철 채솟값 상승, 장바구니 물가도 요동

7일 현재 대전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00원을 넘겼다. 대전일보 DB

대전 서구에서 직장에 다니는 20대 김모 씨는 얼마 전부터 자동차를 끌고 다니지 않는다. 회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기름값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7일 현재 대전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00원을 넘겼다.

김 모 씨는 "정부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유류세 인하폭을 줄이게 되면 휘발유의 경우 40원 정도 오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요즘 주유소를 지날 때마다 실제 많이 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유가 정보 사이트에서 대전에서 가장 싼 주유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거리가 맞지 않아 아예 마음 편하게 차를 두고 다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당장 정부의 유류세 인하율이 반영된 기름값이 올랐고, 내달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앞둔 데다가 장마철 일부 농산물의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게 기름값이다.

7일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00원을 넘어선 1700.91원을, 경유는 1534.11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주간 기준으로 2주 연속으로 뛰었다. 이달 1일부터 정부의 유류세 조정에 따라 ℓ당 휘발유 41원, 경유 38원이 기름값에 포함되면서다.

충청권의 경우 휘발유 ℓ당 평균가격은 대전 1712.90원, 충남 1697.45원, 충북 1709. 04원, 세종 1695. 68원이었다. 경유 ℓ당 평균가격은 대전 1556.13원, 충남 1530.35원, 충북 1538.56원, 세종 1529.34원이다. 대전·충북이 전국 평균 기름값을 웃돌았다.

가스공사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면서 이를 메꾸기 위해 오르는 도시가스 요금도 서민들은 야속하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오르는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요금은 MJ(메가줄)당 1.41원 오른다. 서울시 4인 가구 기준으로 주택용 월 가스요금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770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가스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음식점 등에 적용되는 영업용 요금도 MJ당 1.3원 인상이 반영된다. 외식물가 도미노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마철 잦은 비로 일조시간 감소 등에 따라 일부 농산물 생육부진에 가격이 오르면서 매주 장바구니 물가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청양고추는 지난 주말 전국적인 우천 영향으로 출하량이 감소해 상품 100g 기준 지난주 대비 28% 오른 870원에 거래됐다. 여름 작황이 좋지 않아 반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청양고추의 가격은 오름세가 전망된다.

봄배추는 여전히 강세다. 봄배추 1포기는 5250원에 책정됐다. 이는 지난주(4500원)보다 17%, 전년보다(4070원) 29%나 뛰었다. 대파 1㎏은 2800원으로 200원(8%)이 더 올랐다. 봄무, 양파, 깐마늘 등은 전주와 가격 변동이 없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큰 가격 변동은 없지만 사과, 배 등 과일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후지사과 10개는 4만 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와 같은 가격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여전히 67%(2만 8426원)가 높다. 신고배 10개도 7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2만 8175원) 비싸 구입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40대 주부 이모 씨는 "안 오르는 게 없는 것 같다. 살까 말까 여러 번 생각할 정도로 무엇하나 쉽게 장바구니에 담기가 어렵다"며 "저녁 때 되면 동네 마트에서 신선품 등 여러 품목에 대해 반짝 세일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이를 이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