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이전투구 당권전, 뭉쳐도 모자랄 판에 당 분열 자초하나

2024. 7.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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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 후보는 문자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 제기 자체가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연계해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묵살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도를 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인해, 어떤 후보가 당권을 잡든 갈등을 수습해 당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조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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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가 한동훈 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돌출하면서 후보 간 비방의 수위가 높아지는 등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6일 분당 당원조직대회 참석한 한동훈 대표 후보, 6일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타운홀미팅 참석한 나경원 대표 후보, 7일 울산광역시당 간담회 참석하 원희룡 대표 후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 윤상현 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놓고 연판장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러다간 당이 깨지고 망할 것이라며 '자해 전당대회'는 안된다는 목소리조차 나온다. 170석을 가진 거대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과 공영방송을 재장악하려는 방송 4법, 이재명 전 대표 수사검사 탄핵 추진 등행정부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온갖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는 와중에 소수 여당을 분열시킬 수 있는 '네거티브 경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힘 당권 경쟁을 이전투구로 몰아가고 있는 이슈는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응답' 의혹이다.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 여사로부터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다섯차례나 '대국민 사과' 의향이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으나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벌어진 논란이다. 한 후보는 문자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 제기 자체가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연계해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묵살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한 후보가 제안한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도 말이 많다. 원희룡 후보는 "역사는 대통령과 당 대표의 갈등이 정권을 잃게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채상병특검법 주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해 "자신을 20년 동안 키웠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간관계에 대해 하루 아침에 배신해도 되느냐"며 배신의 정치 공방도 벌이고 있다.

도를 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인해, 어떤 후보가 당권을 잡든 갈등을 수습해 당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조차 나온다.국힘은 총선 패배의 교훈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당권을 누가 잡는가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의 마음을 잡는 전당대회를 만드는 것이다. 윤 대통령 의중을 앞세울뿐 비전과 정책은 실종된 선거 과정이 지속된다면 민심을 돌려세우기 어렵다. 지금 국힘은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의 상황에 처해 있다. 거대 야당의 독주에 제대로 의정을 펼칠 수 없는 백척간두의 처지다. 뭉쳐도 모자랄 판에 분열을 자초하는 건 자살행위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당 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는 쇄신 의지와 비전을 보여줘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누란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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