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가영'은 잊어라···연장서 '끝'내준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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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이가영(25·NH투자증권)의 별명은 '또가영' '또 2등 가영'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이가영은 통증을 참아내며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점점 부상을 극복하며 좋은 샷을 날린 끝에 결국 1년 9개월 만의 두 번째 우승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눈물을 쏟아낸 이가영은 "그간 플레이가 되지 않았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해외 파병을 다녀온 오빠가 대회장에 왔는데 우승하는 장면을 보여주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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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림·윤이나 제치고 극적 정상
손가락 부상 딛고 21개월만에 2승
최·윤은 시즌 두번째 연장전 패배
유현조 공동 4위···박현경은 9위에
한 때 이가영(25·NH투자증권)의 별명은 ‘또가영’ ‘또 2등 가영’이었다. 대회 후반까지 상위권에 오르고도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우승을 놓쳤다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이가영은 2022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그동안 보여줬던 꾸준한 플레이에 더해 자신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선수가 된 것.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 마지막 날에도 이가영은 달라진 뒷심으로 생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가영은 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는 동갑내기 최예림(25·대보건설)과 장타자 윤이나(21·하이트진로)를 연장 승부 끝에 물리치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 이가영은 2019년 정규 투어 데뷔와 동시에 큰 기대를 모았다.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친 이가영은 2022년에 첫승을 거두고 통산 5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 등의 여파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이가영은 통증을 참아내며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점점 부상을 극복하며 좋은 샷을 날린 끝에 결국 1년 9개월 만의 두 번째 우승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이날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가영은 전반에 파 행진을 이어가며 최예림과 윤이나의 턱밑 추격을 받았다. 후반 들어서는 이를 의식한 탓인지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10번 홀(파5)에서는 티샷을 급격한 내리막 러프로 보냈고, 11번 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졌다. 이가영은 무너지지 않았다. 두 차례 위기를 모두 파로 막아낸 그는 12번 홀(파3)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냈다.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잠시 선두 자리를 내줬으나, 17번 홀(파3)에서 5m 넘는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가영의 단단해진 멘털은 최예림, 윤이나와의 연장전에서 빛을 발했다. 세 선수 모두 세컨드 샷으로 홀 가까이 볼을 붙였지만 이를 버디로 만들어 낸 건 이가영이 유일했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눈물을 쏟아낸 이가영은 “그간 플레이가 되지 않았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해외 파병을 다녀온 오빠가 대회장에 왔는데 우승하는 장면을 보여주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 원을 받은 그는 시즌 상금 랭킹 12위로 22계단 상승했다.
이날만 각각 6타와 9타를 줄인 최예림과 윤이나는 올 시즌 두 번째 연장 승부에서 패배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까지 3주 연속 연장 승부가 펼쳐졌는데 윤이나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최예림은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차례로 박현경에게 무릎을 꿇었다.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유현조가 홍정민과 함께 17언더파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3승의 박현경은 4승이자 3개 대회 연속 우승이 무산됐지만 11언더파 공동 9위로 마감하며 상금(9억 6351만 원)과 대상 포인트, 다승 부문 1위를 굳게 지켰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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