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청학련 사형 선고일에 태어난 ‘임진택 창작판소리’

강성만 기자 2024. 7.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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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광대' 임진택 창작판소리 50년을 기념하는 토크콘서트 '소리의 내력'이 오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임진택 창작판소리'는 이철, 유인태, 이현배, 김지하 등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군사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1974년 7월13일 서대문구치소 감방 안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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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판소리 50년 토크콘서트
‘소리의 내력’ 13일 오후 5시
임진택 명창이 2022년 창작판소리 ‘녹두장군 전봉준’ 공연을 하고 있다. 민족예술창작원-마당판 제공

‘우리시대의 광대’ 임진택 창작판소리 50년을 기념하는 토크콘서트 ‘소리의 내력’이 오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임진택 창작판소리’는 이철, 유인태, 이현배, 김지하 등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군사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1974년 7월13일 서대문구치소 감방 안에서 시작되었다. 민청학련 사형수 유인태가 도망 다닐 때 숨겨준 혐의로 그해 4월 구속된 임진택은 자신이 갇혀 있던 ‘7사 7방’ 감방장이 사형 선고일의 싱숭생숭한 감방 분위기를 의식해 제안한 ‘오락 시간’에 김지하가 1972년 발표한 담시 ‘소리내력’을 판소리로 작창해 숨을 죽이며 불렀다. 그는 앞서 판소리를 따로 배운 적은 없다고 했다.

“읽으면 20분 분량인 소리내력이 자연스럽게 가락이 느껴져 시가 발표된 뒤 달달 외워놓았는데 뜻밖에 감방 안에서 시연을 하게 되었죠. 김 시인이 사형 선고를 받고 우연히 만난 호송차에서 ‘나는 죽는다’며 저에게 문화운동을 하라고 권하더군요. 그 말에 그해 8월 감옥에서 나온 뒤 소리내력을 판소리로 제대로 들려주는 게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해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7일 전화로 만난 임진택의 소회다.

그는 1990년에는 창작판소리 ‘오월광주’를 전통 판소리 양식으로 직접 사설을 쓰고 소리를 작창하여 공연했다. 이후 한동안 판소리계를 떠났다가 환갑을 맞은 2010년 창작판소리 열두바탕 추진을 기획하고 ‘백범 김구’(2010년)를 비롯해 ‘남한산성’(2011년) ‘다산 정약용’(2017년) ‘세계인 장보고’(2019년) ‘윤상원가’(2019년) ‘전태일’(2020년) ‘안중근’(2021년) ‘녹두장군 전봉준’(2022년)에 이르기까지 ‘창작판소리 열두 바탕’을 새롭게 완성하였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50년 전 ‘소리내력’을 창하게 된 사연을 비롯해 창작판소리 12바탕의 창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풀고 사이사이에 ‘창작판소리 12바탕’ 중 주요 대목 공연도 한다. ‘소리내력’ 중 ‘안돼타령’, ‘윤상원가’ 중 ‘도청에서의 마지막 밤’, ‘전태일’ 중 ‘전태일의 유언이 담긴 상여소리’, 그리고 ‘녹두장군 전봉준’ 중 ‘논산대집결 시호시호 대목’을 시연한다.

임진택 창작판소리 역사에 함께 참여해온 명창 왕기석이 특별 출연하며 임진택의 소리제자들로 구성된 ‘길음 판소리’와 ‘인사 판소리’가 찬조 출연해 단가 ‘이산 저산’, 판소리 ‘백범 김구’ 중 ‘창암행색’, ‘윤상원가’ 중 ‘들불학당가’를 부른다. 신낙균 전 문화부장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나와 임진택 창작판소리에 얽힌 숨겨진 일화들을 들려준다. 관람 문의(010-3675-1518).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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