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시평] 선진국으로 가는 지속 가능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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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빠른 경제 성장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졌지만, 아직 서구의 선진국보다는 국민 소득과 삶의 질이 낮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미래 세대의 필요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정치적 논의와 정책 결정에 젊은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고, 미래 세대의 복지를 향상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국가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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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대 삶의 질 향상하려면
연금 개혁해 재정여력 마련
정책 입안자는 정치 개혁을
한국은 빠른 경제 성장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졌지만, 아직 서구의 선진국보다는 국민 소득과 삶의 질이 낮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미래 세대의 필요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경제 성장, 사회적 포용성,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여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번영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잠재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부터는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로 국가 총생산(GDP) 규모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낮은 출산율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고령화로 젊은 층의 노인 부양 부담이 커지고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도 심해지고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갈 기회가 줄면서 계층 간 갈등도 상당해졌다. 환경의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도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에 아직 성과가 미흡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어렵게 하는 문제들은 개인과 시장이 해결할 수 없으며,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성장 촉진 정책과 구조적 개혁으로 잠재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 교육개혁과 노동개혁으로 인적 자원의 질과 배분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기술 혁신의 인프라를 확충하여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인구 문제에 대응하려면, 결혼, 출산, 가족이 개인의 행복을 높이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출산율을 높이고 이민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야 한다. 정년 연장과 임금 체계 개선으로 고령층이 생산적인 일자리에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모든 구성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복지 정책과 지역 균형 발전으로 계층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 또한 환경 오염을 막고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관행을 장려해야 한다.
이러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려면 정부의 충분한 재정 여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재정적자가 쌓이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로 연금과 의료 부문에서 재정 부담도 커져 재정의 중장기 지속 가능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 부채가 너무 많아지면,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인 공공 인프라와 사회복지 지출을 할 재원이 줄어든다. 재정 개혁을 통해 성과가 낮은 지출은 축소하고 안정적인 세수 기반을 구축하며 연금 개혁을 이루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미래 지향적인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 여야 정당 간에 대립이 심하고 정치권이 사회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 국회와 행정부는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가 될 수 있는 선심성 단기 정책에 치중하고 장기적으로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되는 근본적인 개혁에는 소홀하다. 교육, 출산, 주택, 의료, 노동, 연금과 같이 청년 세대의 삶에 직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정책 수립과 제도 개혁에서 그들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논의와 정책 결정에 젊은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고, 미래 세대의 복지를 향상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는 국가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유엔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국제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동의 목표로 정했다. 미래의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의 빠른 성장을 넘어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범국이 되고 전 세계 개도국을 도와 인류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 가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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