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국내파…한국 축구 다시 '홍명보號'
2014년 이후 10년만에 복귀
9월 亞 3차 예선부터 출격
브라질월드컵땐 1무2패 부진
불명예 퇴진 만회할지 관심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결국 '국내파' 감독 체제로 한국은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홍명보 감독이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8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협회는 홍 감독에게 역대 한국인 지도자 최고 대우와 함께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전권 등을 모두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인은 마쳤다. 공식적으로 감독이 되기까지는 이사회 추인만 남았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이끈 이후 10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 1948년 박정휘 감독이 한국 대표팀 첫 사령탑이 된 이후 75번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10년 만에 다시 맡게 된 '국가대표 사령탑'이다.
앞서 홍 감독은 2013년 6월 24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뽑혔고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공식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뒤 382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쓸쓸하게 퇴장해야 했다. 그동안 성적은 5승4무10패였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사령탑을 맡은 1년여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나 때문에 많은 오해도 생겼다"면서 "모든 게 내가 성숙하지 못해서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은 결과가 이야기한다. 알제리전 패배 때부터 사퇴를 생각했다. 나쁜 결과를 가져온 만큼 나는 실패한 감독"이라며 "월드컵 이후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사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홍명보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 2016년 1월 중국 프로축구 항저우 그린타운FC 사령탑을 잠시 맡은 홍 감독은 2017년 11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러브콜을 받아 대한축구협회 전무를 맡았다.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홍 감독은 K리그1 울산HD(울산 현대)를 맡아 2연패를 달성하며 탁월한 지도력을 입증했다. 앞서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맡게 되며 울산HD 사령탑을 내려놓게 됐다. 울산HD 측에서도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행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HD는 지난해 8월 "홍 감독과 2026년까지 함께하는 3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홍 감독은 오는 9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게 된다. 각 조의 1~2위가 본선에 진행하는 이번 3차 예선을 통과한다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다.
홍 감독이 내정되기까지 과정은 복잡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요르단에 완패하자 성적 부진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고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공백 기간에는 황선홍 감독(3월), 김도훈 감독(6월)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겨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협회는 세계 축구 흐름을 잘 아는 외국인 지도자를 뽑기로 했지만 번번이 협상에 실패했다.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제시 마치 감독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영입에 실패했다. 이후 정 위원장이 사퇴했고, 이임생 이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이사도 거스 포옛 전 그리스 축구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 등과 협상을 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지도자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며 급격하게 '국내파 감독'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이 이사는 지난 5일 홍 감독을 만나 설득에 나섰고 결국 승낙을 얻어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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