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사회'가 남성 투신 시도 증가 원인"이라는 서울시의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및 자살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거론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년간 남성 투신 시도자가 여성 2배 넘어
"여성 사회 참여로 남녀역할 변화 등 원인"
김 의원 "논란 빚어 죄송…비하 의미 아냐"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및 자살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거론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시도 2년 연속 1,000여 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서울시에서 받은 최근 6년(2018~2023년)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성별 자살 시도자 수가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살 시도자 4,069명 중 남성 2,487명(61.1%), 여성 1,079명(26.5%), 성별 미상 503명 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넘게 많았다.
연도별로는 2018년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가 지난해 7배 넘게 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8년 투신시도자는 남성 288명(67.0%), 여성 142명(33.0%)이었다가 지난해 남성 798명(77.1%), 여성 114명(11.0%)으로 집계됐다.
이런 변화의 이유로 김 의원은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 역할 변화'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투신 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유형별 자료 분석을 통해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30~40대의 자살 시도자 수 증가 원인으로 언급한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한 남녀 동등 권리와 기회 부여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 △결혼 시장의 불균형 완화 △출산율 제고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의당 "문제 본질 호도하는 망언"
이에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여성 사회 참여 증가'가 남성 자살 증가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호도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마포구위원회는 "진단이 잘못되니 해결책은 더욱 황당하다"며 "남녀 임금격차가 여전히 30%에 달하고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에 대한 교제폭력이 만연한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가 ’극복의 대상‘이 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살 시도의 증가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김 의원은 자살률 증가의 원인을 구조적·총체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책임 있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손쉽게 문제의 책임을 한국 사회 여성들에게 전가한 셈"이라고 규탄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부터 여성의 수가 많아진다는 의미로 '여초사회'라고 지칭했을 뿐 여성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 구성의 변동으로 취업난이나 결혼 문제 등 여러 사회 변화가 발생했고, 그중 일부가 남성 투신 시도자 증가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울고 싶은 한동훈 뺨 때렸다... "연판장 그냥 하라" 구태정치에 역공 | 한국일보
- '팬텀싱어2' 조민웅, 심장마비로 사망... 향년 37세 | 한국일보
- "살 너무 빠졌어"... 고현정, 팬 부둥켜 안고 눈물 | 한국일보
- "진짜 하차감은 아우디 아닌 도곡역"… '강남 우월주의' 어디까지 | 한국일보
- 범죄영화서 보던 '신체포기 각서'에 장기매매 협박까지... 그 학원엔 무슨 일이 | 한국일보
- "간첩 보고도 공격 안 해" 옥살이 한 21세 병사, 46년 만 누명 벗어 | 한국일보
- 만삭의 레즈비언·교회 가는 게이...'모든 패밀리'와 가족이 될 당연한 권리 | 한국일보
- '연판장 내로남불?' 원조 피해자 나경원이 한동훈 편 안 드는 이유 | 한국일보
-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 온다… "실수 막는 '안전 장치' 늘려야" | 한국일보
- "평생 자녀 지원"한다는 부모... 노후 자산 희생하는 무리수는 그만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