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사회'가 남성 투신 시도 증가 원인"이라는 서울시의원

장수현 2024. 7. 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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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및 자살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거론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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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 자료
6년간 남성 투신 시도자가 여성 2배 넘어
"여성 사회 참여로 남녀역할 변화 등 원인"
김 의원 "논란 빚어 죄송…비하 의미 아냐"
서울 마포대교 전경. 사진=김재현 기자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및 자살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거론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8일 '한강 교량 투신자살시도 2년 연속 1,000여 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서울시에서 받은 최근 6년(2018~2023년)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성별 자살 시도자 수가 담겼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살 시도자 4,069명 중 남성 2,487명(61.1%), 여성 1,079명(26.5%), 성별 미상 503명 등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넘게 많았다.

연도별로는 2018년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가 지난해 7배 넘게 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8년 투신시도자는 남성 288명(67.0%), 여성 142명(33.0%)이었다가 지난해 남성 798명(77.1%), 여성 114명(11.0%)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 김기덕 서울시의원이 공개한 보도자료 "한강 교량 투신자살 시도2년 연속 1,000여 건 ,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 중 일부.

이런 변화의 이유로 김 의원은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 역할 변화'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투신 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유형별 자료 분석을 통해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30~40대의 자살 시도자 수 증가 원인으로 언급한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한 남녀 동등 권리와 기회 부여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 △결혼 시장의 불균형 완화 △출산율 제고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의당 "문제 본질 호도하는 망언"

장혜영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7·8기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여성 사회 참여 증가'가 남성 자살 증가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호도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마포구위원회는 "진단이 잘못되니 해결책은 더욱 황당하다"며 "남녀 임금격차가 여전히 30%에 달하고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에 대한 교제폭력이 만연한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가 ’극복의 대상‘이 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살 시도의 증가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김 의원은 자살률 증가의 원인을 구조적·총체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책임 있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손쉽게 문제의 책임을 한국 사회 여성들에게 전가한 셈"이라고 규탄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부터 여성의 수가 많아진다는 의미로 '여초사회'라고 지칭했을 뿐 여성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 구성의 변동으로 취업난이나 결혼 문제 등 여러 사회 변화가 발생했고, 그중 일부가 남성 투신 시도자 증가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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