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메탈값 뚝…K배터리, 2분기도 실적 충격

김은경 2024. 7.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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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 충격에 빠진 국내 이차전지(배터리) 업계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원재료인 메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탈 가격 하락에 더해 실적 악화의 근본 원인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배터리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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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kg당 80위안대…니켈도 급락
소재-셀 제조사 모두 실적 악화 불가피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분기 적자 전망
SK온 11분기 적자…"하반기 반등 예상"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해 1분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 충격에 빠진 국내 이차전지(배터리) 업계가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원재료인 메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kg당 87.5위안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6일(109.5위안)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20.1% 떨어졌다. 연중 최저 수준이다. 양극재 핵심 광물인 니켈 가격 역시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 5월 20일 톤(t)당 2만1275달러까지 치솟았던 니켈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t당 1만6950달러로 급락했다.

SK온의 어드밴스드 SF 배터리.(사진=SK온)
국내 양극재 소재 업체들은 리튬·니켈 등 메탈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배터리 셀 제조사와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리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 배터리 기업은 이미 높은 가격에 구매한 리튬으로 만든 배터리 제품을 낮은 가격에 내놔야 한다. 원자재 가격은 높고 제품 가격은 낮은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메탈 가격 하락에 더해 실적 악화의 근본 원인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배터리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003670)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521억원) 대비 실적이 50% 이상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음 주 초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6823억원, 영업이익 2677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8조7735억원·영업이익 4606억원) 대비 각각 24%,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쳐온 삼성SDI(006400)의 경우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상대적으로 실적 감소 폭이 작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조3728억원, 영업이익 3805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5조8406억원·영업이익 4502억원) 대비 각각 8%, 1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1년 4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2분기에도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SK온의 흑자 전환 시점은 올해 4분기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지역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만 하반기엔 주요 완성차(OEM)들의 전기차 신모델 출시와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둔화하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주요 OEM들의 전기차 신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차전지 업종 조정기는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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