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최재영 면담 일정 조율한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 소환조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재영 목사와 연락해 김 여사와 만날 일정을 조율했던 대통령실 행정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3일 유모 대통령실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유 행정관을 상대로 최 목사와 나눈 대화 내용, 최 목사와 김 여사 간의 면담을 조율한 경위 등을 묻고, 카카오톡 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김 여사를 가장 옆에서 보좌해온 ‘여사팀’ 소속이다.
유 행정관은 최 목사가 2022년 9월 김 여사에게 온라인 메신저로 명품가방 사진을 보내며 접견을 요청하자 “여사님이 시간을 내보시겠다고 하신다”며 일정을 조율했다. 이후 최 목사는 그해 9월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와 실제로 만났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 향수·화장품을 전달하며 처음 만난 같은 해 6월20일에도 유 행정관과 연락을 나눴다.
검찰은 지난 5월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김 여사를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최 목사 등을 소환했고, 최 목사와 청탁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조모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난달 19일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말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사후 국립묘지 안장을 요청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배우자를 조사했다. 검찰은 최 목사와 김 여사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전체, 접견이 이뤄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출입 명단 등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그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계자 조사나 자료 확보 등을 통해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며 “필요한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김 여사 조사 방식과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 여사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주변에선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김 여사를 기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 경우 중앙지검 반부패2부가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한 번에 조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 조사 방식과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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