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미스터 엔’도 오락가락…환율 전망의 교훈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엔화 환율 상승 속도가 무섭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대가 무너졌다. 외환시장에도 군중심리가 작용한다. 떨어질땐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하락을 예측한다. 오를 땐 그 반대다. 최근 엔화 환율이 빠르게 오르자 환율이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달러당 원화 환율도 덩달아 오르면서 14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아시아권 환율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차관이 “달러당 엔화 환율이 6개월내 130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전망을, 그것도 최고의 엔화 환율 전문가가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단 주목을 받는다. 그의 말대로 엔화 환율은 130엔까지 떨어질까. 그의 전망을 검증해본다.
엔화 환율이 계속 오르면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여럿 있다.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382억 달러로 세계 최고다. 일본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 국채를 팔아 달러를 확보한 다음 달러를 외환 시장에 풀면 달러 값은 하락하고 엔화 값은 올라 엔화 환율은 떨어진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린다면 역시 달러 가치 하락요인이 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1~2회 정도 미국의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엔화 강세 요인이 된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 미국과의 금리차를 줄여 환율 안정을 꾀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올리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엔화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카키바라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엔화 값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이 2024년 3월 단기 기준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고,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갈수록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종전 일본 당국이 엔화 환율이 150엔을 넘으면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하향 안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의 개입과 긴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엔화 환율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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