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천억 들여 고로 개수…탈탄소 느려지나

최우리 기자 2024. 7. 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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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 철강 생산 공정 개발을 목표로 세운 포스코가 탄소배출이 많은 고로 수명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포스코가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고로를 개수함에 따라, 고로 폐쇄를 통해 탈탄소 속도를 앞당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한겨레에 "고로 개수 계획은 조업 안전을 위해 최소 2년 전부터 검토해 계획이 수립되며, 제조업 핵심 소재인 철강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해 현 시점의 고로 개수는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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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탈탄소’ 철강 생산 공정 개발을 목표로 세운 포스코가 탄소배출이 많은 고로 수명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고로는 쇳물을 만들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이를 폐쇄하지 않고 개수(설비 교체) 작업을 잇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7197만톤으로 전년(7018만톤)보다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포항4고로가 3차 개수를 마치고 4번째 생애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포항4고로는 1981년 2월 준공돼 가동한 뒤 1994년과 2010년 두 차례 개수를 거쳤고, 40년 넘게 약 1억5천만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1년 4개월의 개수 기간 동안 든 비용은 모두 5300억원이다.

포스코는 포항4고로에 이어 광양 제2고로도 2차 개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1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광양2고로 개수 관련해 포스코는 포스코퓨처엠과 2025년 7월말까지 내화물 300억원 납기 계약을 맺었다. 내화물 외 포스코가 예상하는 개수 비용은 2530억원이다.

포스코가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고로를 개수함에 따라, 고로 폐쇄를 통해 탈탄소 속도를 앞당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로의 생애가 15~20년임을 고려하면, 2040년 무렵까지 고로를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 1일 직원들과 연 ‘타운홀 미팅’에서 탈탄소 전략에 있어 “현실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보다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녹색전환을 위해 하이렉스(HyREX·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을 정부 실증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고로 체제 유지를 우선하고 수소환원제철 전환 책임은 정부에 돌리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포스코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10%(780만 이산화탄소 환산톤) 저감을 약속한 바 있다.

포스코는 고로를 개수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했다. 포스코는 한겨레에 “고로 개수 계획은 조업 안전을 위해 최소 2년 전부터 검토해 계획이 수립되며, 제조업 핵심 소재인 철강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해 현 시점의 고로 개수는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탄소 감축 계획과 상충한다는 질문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로드맵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상용기술을 개발해 기존 고로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 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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