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기자, 한동훈-김건희 문자 논란 "궁중암투보다 더해"
한동훈 "당무개입…연판장 그냥 돌려라" 나경원 "이러니 총선패배"
민주당 "여당 대표도 간택하나" 비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명품백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명품백 수수에 대국민 사과 의사를 내비쳤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한 전 위원장이 무시했다는 것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주자들이 '아마추어' '해당행위'라고 공세를 퍼붓자 한 전 위원장은 당무개입이라고 반발했다. TV조선 기자는 이를 두고 “궁중암투 보다 더하다”고 비판했다.
최지원 TV조선 기자는 지난 6일 저녁 '뉴스7' 스튜디오에 출연해 '뉴스야?!' 코너 <그때 그 문자?>에서 '당시 한동훈 전 위원장이 김 여사 사과를 직접 주장했다는 얘기도 본 기억이 있다'는 앵커 질의에 “문자 하루 전날인 (1월)18일 상황인데, 한 전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서 한 발언을 한 매체가 과도하게 해석해 결국 일주일 뒤 정정보도를 한 일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 전 위원장은 그달 25일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었나요”라고 되레 사과 언급을 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언급한 사례를 제시했다.
최 기자는 “이 문자 내용 자체를 TV조선이 이미 지난 1월에 보도해 꽤 많이 전파가 된 상황”이라며 “다만 수신자를 '한동훈'으로 특정해 이를 전당대회 정국에 활용한 건 분명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내용을 두고서도 한 전 위원장은 '문자 뜻이 실제론 사과가 어렵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하고 있는데, 이에 김 여사 측에선 '전혀 사실이 아니'란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최 기자는 “'그때 그 문자?'의 느낌표는 '궁중암투보다 더하다!'로 하겠다”며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당시 '사극에나 나올 법한 궁중암투는 대통령과 자신 사이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이번 '문자소동' 기획자가 '친윤'이라느니, '반한'이라느니, 각종 말들이 많은데,, 국민들이 기대하는 당정 관계가 적어도 이런 모습은 아닐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여사가 사과할 의사가 있다는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내용은 김규완 CBS 논실장이 지난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하림 TV조선 기자는 5일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당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 내용에는 김규완 실장이 공개한 것 외에도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이란 표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6일 “6~7개월 지난 일인데 지금 이 시점에서 저를 막기 위해 이런 사적인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장에 올린다? 이건 일종의 당무 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들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도 “누가 보더라도 저를 막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 식의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은 대단히 위험하다라는 생각”이라고 항변했다.
채널A는 6일 저녁 '뉴스A' <한동훈, 영부인 문자 논란에 “당부 개입” 반발>에서 “김 여사 문자 논란이 당무 개입 의혹으로 번지며 더 큰 충돌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안보겸 채널A 기자는 스튜디오에 출연해 '아는기자' 코너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부 친윤계 인사들이 이슈를 키우고 있다, 그 뒤에 대통령실이 있는게 아니냐, 이를 염두에 둔 듯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특히 7일 페이스북에서도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사과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후보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스냐 노냐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같은 이유로 윤리위를 통해 저의 후보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얘기도 있다”며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 번처럼 그냥 하기 바랍니다.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합시다”라고 썼다.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다”며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건희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아바타”라며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라고도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한 전 위원장에게 과거 검찰 재직시절 김 여사와 주받은 문자는 괜찮은 거냐는 비판과 김건희 여사를 모두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김민규 개혁신당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과거 검찰 재직 시절 검찰총장의 배우자였던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개인적인 연락은 '괜찮은 사적 방식'이었느냐”며 “공무원의 신분으로 총장 배우자와 나눈 개인 문자는 문제가 없지만, 총선을 앞둔 여당의 비대위원장의 신분으로 대통령 배우자와 대국민 사과를 논하는 문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한동훈 후보의 입장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김 대변인은 “총선 대패의 길을 걷고 있던 국민의힘에게 큰 변곡점이 될 수 있었던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애써 묵인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전략도, 전술도 없는 실패한 선거 지휘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일 김 여사 측을 두고 “김건희 방탄 국회를 만들 꼭두각시 여당 대표도 손수 간택해야 하느냐”며 “뻔뻔한 당무 개입이자 국정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에게 “문자 내용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후속조치에 관한 것이었으니, 이제라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논쟁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김건희 여사에게는 “국정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한 사안은, 남편과 먼저 상의하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자는 김씨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니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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