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나흘새 2.2조↑…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확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조기 반영되면서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수요가 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나흘 만에 2조원 넘게 불었고, 증권사에서 신용융자를 받는 규모도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0조7558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늘며 2년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는데, 이달 들어 증가세가 더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신용대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주택 거래량 회복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그려온 주택담보대출은 나흘간 8387억원 불어났는데, 지난달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이 같은 기간 1조879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103조8660억원)은 주담대 잔액(552조9913억)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에는 지난 2~3일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비롯홰 주식 투자 수요 증가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 공모주 청약에는 18조5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청약 신청자 일부가 은행 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직장인 중심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대출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도 올해 들어 잔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갚지 못한 대출도 쌓여간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17조4309억원이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4일 20조234억원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최근 활황세를 보이는 국내외 증시 여건이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되면서 대출 문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연 2.900∼5.370%로 집계됐다. 약 보름 전인 지난달 21일보다 상·하단 각각 0.075%포인트, 0.040%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고정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이 같은 기간 0.058%포인트 떨어진 것이 반영된 결과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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