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 문자 읽씹' 폭풍에…책임·비전 사라진 與지도부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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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문자를 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과 원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하 당협위원장) 연판장 추진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뒤흔들면서 당 혁신에 대한 건설적인 비전제시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총선 패배 원인으로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전당대회가) 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전당대회가 내부 경쟁이고, 마친 뒤에는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하나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런 방식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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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문자를 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과 원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하 당협위원장) 연판장 추진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뒤흔들면서 당 혁신에 대한 건설적인 비전제시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4·10총선 패배를 극복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반대 여부를 묻는 것은 (당규가 금지한)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사퇴를 위한 연판장을 작성하고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해당 기자회견은 논란이 확대되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선관위가 이례적으로 강한 경고의 의미가 담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당권 레이스가 필요 이상으로 혼탁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 후보에 대한 배신자 논란으로 초반 잡음이 일던 당권 레이스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읽씹 논란이 더해지며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던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지만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읽고 반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에 대한 배신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 후보는 지난 5일 오후 KBS사사건건과 인터뷰에서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문자를 받았냐는 질문에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1월에 이미 제가 (김 여사의) 사과 요구를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한 상태였고 그러면서 일종의 불편한 국면이 됐다"고 밝혔다.
상황이 한 후보와 김 여사를 둘러싼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당 안팎에서는 당 혁신을 위한 비전 제시 등 건설적인 논의가 전당대회에서 사라졌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초기에 제시됐던 '핵무장론' 등 정책 담론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국민의힘의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총선 패배 원인으로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전당대회가) 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전당대회가 내부 경쟁이고, 마친 뒤에는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하나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런 방식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밀리는 후보 측에서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을 깨기 위해 판을 흔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읽씹·연판장 논란'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과정에서 일체의 개입과 간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혼탁 양상이 계속될수록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전당대회가 '한동훈이냐, 반한동훈이냐' 그림으로 계속 가면 건전한 비전은 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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