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30주기 앞두고 北 “김정은 한마음으로 받들 때 김일성·김정일 염원 실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준공식 참석차 방문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에서 당간부 교육 관련 지시를 하고 있다. 강의실 전면 벽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사진이 걸려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30주기인 8일을 하루 앞두고, 김일성에 대한 추모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우상화와 연계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1~2면에 김일성 관련 기사를 실으면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의 뜻을 한 몸 바쳐 따르는 길, 바로 이 길에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의 천만년영생이 있고 수령님의 평생소원을 가장 완벽하게, 가장 훌륭하게 실현하는 길이 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어버이 수령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시며 미래에로 나아가는 천만 인민을 고무해주신다”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영원히 높이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따르는 것이 김일성의 소원을 실현하는 길이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김일성의 과거 주택 부지에 고급 주택지구를 만들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인근에 일종의 신도시인 화성거리·림흥거리를 조성한 것,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설립한 것 등을 거론하며 이는 모두 김일성이 “한평생 그토록 바라던 염원을 빛나게 이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고귀한 가르치심”이란 제목의 2면 기사에서도 “경애하는 총비서(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한마음 한뜻으로 받들어나갈 때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평생 염원은 이 땅 위에 찬란한 현실로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이 곧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충성이란 취지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30주기 추모를 김정은 우상화와 연결짓는 데는 여러 목적이 있다고 여겨진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 경제 상황이 괜찮았던 김일성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두발·복장을 김일성과 비슷하게 했다. 선대의 정책을 뒤집어 반(反)통일 노선을 걷기 시작한 김정은이 체제 결속을 위해 자신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