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속 152km’ 우승후보 전주고, 에이스 정우주 앞세워 충암 잡고 청룡기 16강
고교 야구 명문 전주고와 명문 충암고가 7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2회전에서 에이스 정우주와 박건우를 앞세운 치열한 접전 끝에 전주고가 충암고를 9대3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이날 전주고는 이호민, 충암고는 황희천을 선발로 올렸다. 2회초 전주고가 먼저 경기의 균형을 깼다. 선두 타자로 나선 5번 타자 서영준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볼넷이 나오며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7번 타자 윤도연이 희생번트를 했는데 1루에 악송구가 나오면서 전주고는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석에서 충암고 선발 황희천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을 만들었지만, 전주고는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전주고 3루 주자가 홈 스틸을 하려다 런다운에 걸렸는데, 포수가 태그아웃을 하는 과정에서 공을 놓쳤고, 홈에 파고든 3루 주자가 세이프되며 2-0이 됐다.
3회초 전주고가 다시 공세를 폈다. 선두타자 1번 박한결이 유격수 뒤를 절묘하게 넘기는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희생번트에서 다시 충암고 투수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무사 1,2루가 됐다. 결국 충암고는 선발 황희천을 조기에 내리고 에이스 박건우를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박건우는 고교 2학년 때 최고 구속 148km에 빠른 공회전수(rpm)로 묵직한 구위에 제구력까지 갖췄다.
하지만 이어진 희생 번트에서 투수의 3루 악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주자가 홈까지 파고들어 3-0이 됐다.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전주고 4번 타자 이한림이 2루수 플라이로 잡히며 1사 2,3루가 됐지만 후속 타석에서 나온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전주고가 4-0으로 앞서갔다.
3회말에는 전주고 마운드가 흔들리며 충암고가 추격전을 폈다. 충암고 타선이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이어 희생번트 시도 중 폭투가 나오며 무사 2,3루가 됐다. 재차 볼넷이 나오며 충암고는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석에서 1루수 앞 땅볼로 홈에서 포스 아웃이 나오며 1사 만루가 됐고 다시 삼진이 나오며 2사 만루가 됐지만 충암고 5번 타자 이준호가 볼넷을 걸러내며 밀어내기로 1-4 한점을 따라붙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다시 투수 폭투로 3루 주자가 들어오며 충암고가 2-4로 한 점 더 따라붙었다. 2사 2,3루에서 다시 볼넷이 나오자 전주고도 선발 이호민을 내리고 최고 구속 155km에 이르는 ‘특급 에이스’ 정우주를 투입했다.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몸이 덜 풀린 듯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3-4 밀어내기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동점 위기를 막아냈다.
4회초부터 양팀 에이스 정우주와 박건우의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박건우는 2아웃을 잡고 9번 최성음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2사 1,2루에 몰렸지만 2번 타자 최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4회말 1아웃에서 충암고 9번 타자 김민준이 정우주를 상대로 2루수 앞 땅볼을 내야 안타로 만들었지만 2루 도루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됐다. 정우주는 후속 타자를 내야플라이로 잡아낸 뒤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플라이로 3아웃을 잡아냈다.
5회초 충암고 박건우가 삼자범퇴를 하자 5회말 정우주도 몸이 풀린 듯 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선두타자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어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충암고 6번 이신혁이 유격수 뒤를 넘기는 안타로 출루했지만 정우주는 후속 타자를 3루수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다. 6회에도 양 투수는 출루를 허용했지만 모두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7회초 박건우가 위기에 몰렸다. 전주고 선두타자 박한결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2번 타자 최윤석이 희생번트를 시도하다 강공으로 전환, 좌전 안타를 만들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전주고가 희생번트를 성공하며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박건우는 후속 타자를 내야플라이로 잡아낸 뒤 이어 유격수 땅볼을 만들면서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7회말에는 정우주가 흔들렸다. 충암고 선두타자 3번 성세람이 정우주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의 번트에 공중에 뜨면서 1사 1루가 됐다. 하지만 5번 타자 이준호가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1사 1,2루가 됐고, 이어진 타석에서 정우주가 폭투를 던지면서 1사 2,3루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자 전주고 야수들이 힘을 냈다. 정우주가 유도한 땅볼이 유격수 엄준현 앞으로 갔고, 엄준현이 홈으로 파고드는 3루 주자를 보며 홈으로 송구, 포수 이한림이 주자를 태그 아웃시켰다. 이어 2루에서 3루로 달리던 주자를 포수가 송구해 3루수 최윤석이 태그 아웃으로 잡아내며 전주고는 단박에 병살 플레이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8회초 충암고는 박건우의 호투와 중견수 이신영의 호수비 덕분에 삼자 범퇴를 만들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8회말 정우주가 선두 타자에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서 다시 충암고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대타 김연수의 타석에서 묘한 상황이 나왔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정우주가 던진 공이 쓰리 번트를 시도하다 배트를 빼는 김연수의 손에 맞았다. 충암고는 몸에 맞는 볼을 주장했지만 전주고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장시간 판독 끝에 결국 몸에 맞는 볼로 판정이 나오면서 충암고는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충암고는 다시 대타 김상원으로 번트를 시도했지만 정우주가 풀카운트 승부에서 삼진을 만들며 1사 1,2루를 만들었다. 정우주는 이어 1번 타자 허윤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사 1,2루를 만들었다.
정우주는 후속 타석에서 105구 제한에 걸렸고, 결국 8회말 2사 1,2루에서 2학년 우완 사이드암 김영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영빈은 풀 카운트 승부끝에 충암고 타자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전주고는 또 한 번 극적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9회초 잘 버티던 충암고 에이스 박건우가 결국 무너졌다.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1번 타자 박한결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번 타자 최윤석의 좌전 안타가 나오며 1사 1,2루가 됐다. 이어 3번 타자 엄준현이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5-3 1점을 달아났다.
1사 2,3루에서 충암고는 결국 박건우를 내리고 이진중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전주고 4번 타자 이한림이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싹쓸이 2루타로 점수차를 7-3으로 벌려 팽팽했던 경기의 승부추를 전주고 쪽으로 기울였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전주고는 유격수 땅볼로 2사 2루가 됐지만, 6번 타자 성민수의 내야 안타로 2사 1,3루가 됐다.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3루에서 7번 타자 김서준이 친 2루수 땅볼이 1루 송구에서 악송구가 되면서 2,3루 주자가 모두 홈인, 9-3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9회말 전주고 구원 투수 김영빈은 선두 타자를 내야 플라이로 처리한 뒤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내며 9대3으로 전주고의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충암고가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팀이고 박건우처럼 고교 야구 상위 투수가 있어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는데, 경기 초반에 상대 실책을 이용해서 점수를 낸 게 승리 요인으로 본다”며 “오늘 마운드에 오른 이호민과 정우주 선수가 경기 감각이 부족했는데 오늘 자기 몫을 잘 해줘서 대견하다”고 말했다.
◇정우주 “이번 대회 무조건 우승이 목표...정현우보다 ‘한 수 위’ 입증할 것”
이날 정우주는 5이닝 동안 일일최대투구수인 105개를 던져 5피안타 4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충암고의 맹추격을 저지했다. 이날 최고구속은 약 152km, 평균 구속도 143km대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경기 후 정우주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올라오고 바로 볼넷 밀어내기를 해서 마음을 다잡고 호민(선발 이호민)이가 던진 걸 잘 이어서 던져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니 이후에 쭉 잘 던질 수 있었던 거 같다”며 “7회말 위기 상황에서 엄준현과 이한림 두 선수가 너무 잘 잡아줘서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많이 질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 정우주는 “전국대회 우승이 무조건 목표다. 제가 덕수고 에이스 정현우와 라이벌 구도가 되는 거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 제가 우위라는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날 충암고는 8회까지 전주고를 1점차로 추격하며 명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 9회에 무너지며 분패했다. 특히 에이스 박건우는 이날 구원투수로 등판해 6과3분의1이닝 동안 101개를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9회에 무너지며 아쉬운 패배를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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