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한 비린내가"…여직원 음료에 이물질 넣고 힐끔 보던 손님, `딱` 걸렸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한 남성이 여성 직원이 마시던 커피에 정체불명 이물질을 넣고 있는 모습. [JTBC '사건반장' 화면 캡처]

카페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에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손님의 모습. [JTBC '사건반장' 화면 캡처]

카페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에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몰래 탄 남성이 매장 내 CCTV에 포착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5일 JTBC '사건반장'에선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제보한 카페 직원 A 씨는 이날 혼자 근무하던 중, 자신이 마시던 커피를 잠시 내려뒀다가 다시 마셨는데 역한 비린내를 느끼고 음료를 모두 뱉었다고 했다.

A 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항상 마시는데 빨대로 딱 빨아들이는 순간 정말 역했고 비린내가 나서 삼키는 것과 동시에 뱉어냈다"며 "커피에 코를 대봤더니 처음 맡아본 냄새가 났다. 그동안 매장 커피에서는 한 번도 난 적이 없던 냄새였다"고 말했다.

그때 A 씨는 매장에서 매우 수상한 행동을 한 손님이 기억났다. 혼자 매장을 찾아와 빵과 음료를 주문한 뒤, 1시간가량 머무른 한 남성 손님이 눈에 띄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뭔가를 메모하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면서 계속해서 A 씨를 힐끔거렸다. A씨는 그로 미뤄볼 때 남성이 자신의 음료에 장난을 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A 씨가 곧바로 CCTV를 확인했는데, 예상대로 커피에 이물질을 넣은 것은 그 남성이었다.

CCTV 영상에서 남성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주머니에 넣어 카운터로 향했고, A 씨가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에 주머니 속 물체를 A 씨의 커피에 집어넣었다. 이후 남성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A 씨가 음료를 마시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쳐다봤다.

A 씨가 CCTV를 돌려보는 사이에 이 남성은 홀연히 자취를 감췄고, A 씨는 남성을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곧 감식반이 와서 남성이 먹다 남긴 음료와 빨대, 컵 등을 수거해갔다.

남성은 카페에서 음료와 빵을 사고 신용카드가 아닌 모바일 쿠폰을 썼는데, 이것 역시 자신의 신원으 드러날 것을 우려해 계획적으로 한 행동일 수 있다고 A 씨는 의심했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남성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남성이 사용한 모바일 쿠폰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여기가 여대 앞인데 이 사람이 어디서 똑같은 행동을 할지 모르는 거니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왔으면 해서 영상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남성이 커피에 물질이 유해성분일 경우 특수상해미수로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판사 윤지숙)은 국공립유치원에 근무하면서 어린이들의 단체 급식통과 동료 교사의 커피잔 등에 계면활성제 또는 모기기피제 성분의 이물질을 넣은 유치원 교사 박모씨(여·50)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열린 2심에서 형량이 늘어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