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 유니콘 및 대형 인공지능모델 80% 독점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사활을 건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두 나라와 여타 국가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AI 유니콘 기업 수에서나 대형 인공지능 모델 보유 수에서 두 나라는 전세계의 80%를 점유하는 등 AI 분야의 '미중 독주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었다.
중국은 AI 특허 및 국제 상위급 학술지 AI 논문 숫자에서 미국을 압도하는 등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7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생성형 인공지능 특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 특허 출원 건수는 38,000건으로 2위 미국의 6배를 넘어섰다.
특허 건수 상위 10개 기관은 텐센트, 핑안보험, 바이두, 중국과학원, IBM, 알리바바, 삼성전자, 알파벳, 바이트댄스, 마이크로소프트 순이다. 상위 10개 기업에서 중국은 6개 기업을 차지했다.
AI 논문 발표에서도 2013~2023년 3분기까지 전 세계 인공지능 논문 117만 건 가운데 중국은 36만8000건으로 독보적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권위를 인정받은 국제 상위급 학술지에 실린 AI 논문 점유율은 중국이 36.7%, 미국이 22.6%였다. 특허 점유율은 중국이 34.7%, 미국이 32%로 각각 나타났다.
'2024 글로벌 디지털 경제백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현재 전 세계 인공지능 기업 3만 개 가운데 미국은 전 세계의 34%, 중국은 전 세계의 15%를 차지했다. 전 세계 AI 유니콘 기업 234개 가운데 미국 120개, 중국 71개로 두 나라가 전세계의 81.62%를 차지했다. 전 세계 AI 유니콘 10개 중에 절반인 5개는 미국 기업이고, 나머지 3개는 중국 기업인 셈이다.
전세계의 1,328개의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가운데 미국은 44%, 중국은 36%를 차지했다. 역시 미중의 비중이 80%에 달했다.
7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소(ISTIC)는 지난 7일 상하이에서 폐막한 '2024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베이징대와 함께 발표한 '2023 글로벌 AI 혁신 지수 보고'를 통해 중국의 종합적 AI 수준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초 지원, 자원·환경, 과학기술 연구·개발, 산업·응용, 국제 협력·교류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삼아 46개 중점 국가 AI 혁신 상황을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은 확고하게 최상급 단계에 속했고, 평가 점수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라고 전했다.
ISTIC 평가에서 미국과 중국은 1급 단계 국가였다. 미국은 74.71점, 중국 52.69점을 각각 기록했다. 펑파이는 미국, 중국의 AI 수준이 2급 단계 국가들과 전년도에 비해 더 벌어졌다고 전했다.
2급 단계에는 영국(37.93점)·일본(34.42점)·싱가포르(33.84점)·한국(33.11점)·캐나다(32.38점)·독일(32.32점)·프랑스(31.73점)·네덜란드(30.70점)·스웨덴(30.46점) 등 9개국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 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뒤 올해 발표까지 5년 동안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은 2020년부터 4년 동안 2위를 기록했다.
자오즈윈 ISTIC 대표(중국소프트사이언스연구회 부이사장)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산업계가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이 모두 176개로 대학 등 학계 개발의 3.5배를 기록하는 등 산업계 주도 추세가 뚜렷했고, 작년 한 해 미국·프랑스·중국·이스라엘·영국 등을 중심으로 AI 투자가 늘어 신생 기업 숫자가 2022년 대비 21.5%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특허와 논문 우위가 시장 우위로 전환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해외 기업들이 영업 비밀 형태로 지적 재산권을 유지하기로 해 특허 출원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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