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 영숙 ‘나솔’PD 저격…‘연프’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난 2일 ‘나는 솔로’ 16기 영숙이 제작사 대표이자 연출자인 남규홍 PD를 공개 저격했다. TV 프로그램 출연자가 PD를 향해 이렇게까지 강하게 비판한 건 처음일 듯하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내 영상을 우려 쓰면서 나는 그 악플과 세상 미친 여자 프레임 씌워 시청률에 밤잠을 못 잤겠죠? 심장이 두근거려 죽이러 온다 온갖 쌍욕에 심장이 두근거려 집 밖을 못 나갔다.”
“일 년이 지나고 보니 이렇게 얘기할 날들이 다 온다. 방송 프로그램은 누군가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며 일상의 고단함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400만원에 한 아이의 엄마를 사지로 몰며 죽일 듯 수익을 창출한다.”
“일반인이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고 악플을 받는 그런 방송을 계속 만드시는 그 모습에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나이도 많은데 왜 저러시는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16기 영숙은 왜 이렇께까지 하면서 ‘나는 솔로’ 연출자를 저격했을까?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나는 영숙과 연출자의 입장이 모두 이해되면서도, 이 갈등이 앞으로 연애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한다.
리얼리티 예능의 PD가 자극적인 편집을 할 수는 있어도, 없는 걸 만들 수는 없다. 미디어의 시대에 비연예인이라 해도 방송에 나오면 자신이 했던 말이 어떻게 나갈지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사적으로 한 말이 아니라 방송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영숙도 여기에 원인 제공을 한 부분이 없는지를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나는 솔로'는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제작되어진다. 출연자들은 짝을 찾으러 나왔고, 자신의 연애관 , 연애하는 모습 정도가 자연스럽게 공개될 거라고 예상하고 출연한다.
출연자들은 좀 더 유명해지면 수익을 올리는 데 유리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방송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솔로' 연출자는 편집 등의 방식으로 이들에게 세심한 케어를 하지 않고, 자극성 즉 도파민을 분출시킬만한 상황을 확대재생산해버린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수많은 논란만 이어지고, '연프'(연애 프로그램)를 마치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듯이 바라보게 됐다.
다양한 연애프로그램중에서도 이런 논란이 유독 '나는 솔로'에서 자주 나오는 건 이유가 있다. 높은 인기 때문이 아니다. 태생적인 이유다. '나는 솔로'는 '짝'에서 나온 프로그램이다. '짝'은 SBS 신년특집기획물인 사랑 3부작에서 일반인들로 사랑 실험을 하면서 선보이게 됐다.
"사람이 계급장을 떼고 연애하면 어떨까. 그러면 뭘로 좋아하게 될까?" 그래서 출연자의 이름을 감추고 "1호, 2호, 3호~" "영숙, 광수, 옥순, 영철~" 등으로 지었다. 그러다 보니 출연자들에 대한 감정 케어는 미숙하며 중요한 점들을 간과하고 있다. 특정직업을 거론하면서 "그런 직업 남자들 다 싫어해" 등 결혼정보회사에서 사적으로 나눌만한 대화를 방송에 내보내는 미숙함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연프'가 도파민의 시대에서 공감의 스토리(서사) 시대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나는 솔로'는 한술 더 떠 성격이 이상하거나 대인관계 스킬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화제성을 살리려고 하는 듯하다.
'나는 솔로'는 현재 솔로인 사람은 누구나 출연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혼남녀를 주로 출연시키다가 최근 모솔특집, 돌싱특집을 자주 하는 것도 어떤 먹이감을 찾아나서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모솔,돌싱특집은 얼마든지 해도 되지만 좀 더 강한 것,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으려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연프'를 보는 시청자의 잣대가 도파민의 분출 유무라는 말은 '나는 솔로' 16기부터 본격 시작됐다. 그 이전만 해도 '연프'에서 설렘 포인트가 있었고 만남의 소중함과 진정성 어필이 비중있게 다뤄졌다. 하지만 '나는 솔로' 16기를 기점으로 '연프' 재미 기준도 도파민이 나오는지, 자극성이 있는지로 완전히 바뀌었다. 돌팔매질을 당하는 출연자가 나오면, 그것을 인기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제작진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다. 남규홍 PD는 이런 말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는 솔로'를 제작해야 한다.
더불어 비연예인 출연자에게 선을 넘은 표현까지 써가며 공격하는 익명의 '연프 과몰입러'의 자제도 요구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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